얼음 목걸이 두른 태양계의 꽃미남 토성

위성 타이탄은 태초의 지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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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에서 단연 인기순위 1위는 토성이다.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는 환상적인 고리 때문이다. 또한 위성 타이탄도 원시 지구와 비슷한 대기를 가진 것으로 예상돼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해 왔다. 3대의 탐사선이 방문한 태양계의 보석 같은 행성으로 떠나보자.

 

카시니 탐사선은 2004년 도착 해 2008년까지 토성 궤도를 적어도 74회 일주하게 된다. 그 동안 토성과 토성의 고리, 그리 고 위성들에 관한 30여만장 이 상의 사진을 보내올 예정이다.카시니 탐사선은 2004년 도착 해 2008년까지 토성 궤도를 적어도 74회 일주하게 된다. 그 동안 토성과 토성의 고리, 그리 고 위성들에 관한 30여만장 이 상의 사진을 보내올 예정이다.
 


토성의 신비로운 마법에 처음으로 걸린 이는 갈릴레오 갈릴레이. 1610년 처음 망원경으로 토성을 관측했지만, 아쉽게도 그는 고리를 2개의 위성으로만 생각했다. 그후 1655년 크리스티안 호이겐스, 1671년 조반니 카시니, 1837년 요한 엥케는 갈릴레이의 망원경보다 향상된 관측장비로 고리와 위성을 발견하는 등 토성의 다양한 모습을 밝혀냈다. 그리고 갈릴레이의 관측 이래 3백70년이 지난 후 인류의 탐사선들이 3회 연속해 토성과의 만남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토성을 최초로 방문한 손님은 보이저호에 앞서 선발대로 파견된 파이어니어 11호. 1973년에 발사된 파이어니어 11호는 6년의 비행 끝에 목성을 돌아 토성에 2만2천km까지 근접하면서 행성과 고리, 위성에 대한 사전 조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목성처럼 토성도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의 2배에 달하는 열을 우주로 방출하고 토성 주위의 자기장 크기가 예상보다 작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1호는 놀라운 스피드로 파이어니어 11호가 걸린 시간의 절반밖에 들이지 않고 토성에 도달했다. 선발대가 슬쩍 엿본지 14개월 후인 1980년 11월 본격적인 조사를 펼치기 위해 보이저 1호가 드디어 토성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어 10개월 후인 1981년 8월에는 보이저 2호가 토성 옆을 스쳐 지나갔다. 비록 짧은 시간 동안 스쳐 지나갔지만 이 순간을 위해 준비된 11개의 과학장비들은 쉴새없이 작동했다.

이를 통해 토성의 대기층이 목성에 비해 두껍고 대기층의 띠는 목성과는 달리 극지역까지 있으며, 띠의 폭은 북반구에 비해 남반구에서 더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토성의 자전축이 26.73°만큼 기울어져 생기는 계절 변화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적도에서는 목성에서 부는 바람보다 5배나 빠른 시속 1천5백km 이상의 강력한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따라서 목성의 대기를 조사하기 위해 내려보냈던 갈릴레오 호의 소형탐사선에 비하면, 토성의 대기 속으로 들어갈 탐사선은 무서운 강풍을 뚫을 수 있도록 제작돼야 할 것이다. 토성의 극지방에서는 오로라 활동도 감지됐다.

보이저의 탐사활동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대상은 역시 고리. 토성의 트레이드 마크인 화려한 고리를 가까이서 살피는 일은 고리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보이저가 밝힌 고리의 수는 무려 1만개 이상. 토성의 고리는 거대한 레코드판과 같은 모양이었다. 1675년 카시니가 하나의 원판이 아니라 분리된 형태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한 후, 점차 성능이 좋아진 망원경을 통해 고리가 여러개라는 점을 알게 됐지만 3개가 지상관측의 한계였다.

보이저의 탐사에 따르면,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물질은 모래알 만한 크기에서 자동차 만한 크기까지의 얼음 덩어리다. 이들이 약 7만km의 폭에 걸쳐 흩어져 있지만, 고리의 두께는 수백m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얇은 두께 때문에 토성의 고리는 29년에 2번씩 지구에서 바라보는 시선과 나란해질 때 보이지 않게 된다. 보이저는 이런 고리 속을 과감히 뚫고 지나가기도 했는데, 다행히 기체는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았다.

 

토성과 위성들. 오렌지색 대기 로 덮인 위성(오른쪽 위)이 지 구의 창세기 모습을 간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타이탄이다.토성과 위성들. 오렌지색 대기 로 덮인 위성(오른쪽 위)이 지 구의 창세기 모습을 간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타이탄이다.



2004년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는 이유

토성탐사 후 보이저 1·2호의 비행경로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보이저 1호는 토성만을 탐사하고 태양계 밖으로 빠져나간 반면, 보이저 2호는 천왕성과 만날 수 있는 궤도에 들어섰다. 보이저 1호도 2호처럼 다른 외행성을 탐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토성만을 탐사하고 폐기된 것일까. 다름아닌 토성의 위성 하나 때문이었다. 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이 들어간 값비싼 탐사선의 마지막 비행경로를 결정한 위성의 이름은 ‘타이탄’.

타이탄은 20세기 초부터 다른 위성과 달리 대기의 존재가 간접적으로 관측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칼 세이건을 비롯한 일부 과학자들이 타이탄의 대기가 원시 지구와 같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면서, 타이탄은 토성 탐사목록 중에서 중요한 순위를 차지하게 됐다.

타이탄에는 지구처럼 질소가 주성분인 짙은 안개가 있어 광학장비로 표면을 볼 수 없었다. 때문에 보이저 1호는 전파를 이용해 타이탄의 대기를 관측해야 했다. 탐사선에서 전파를 발사해 전파가 타이탄의 대기를 통과하는 모습을 지구에서 관측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탐사선의 경로를 틀어 지구에서 봤을 때 타이탄의 뒤편으로 가도록 했다. 관측 결과 타이탄의 대기압력은 지구의 1.6배이며 표면온도는 영하 1백83℃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런 조건에서라면 메탄이나 에탄의 바다가 존재할 수 있으며, 낮은 온도로 인해 유기화합물이 수십억년 동안 화학적 역사의 기록을 간직한 채 동면해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대기의 동면 모습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타이탄의 대기 속으로 들어가보는 것이다. ‘카시니’ 탐사선은 1997년 태양계 탐사 역사상 최대의 발견이 될지도 모를 타이탄 탐험 여정에 올랐다. 토성과 주변 위성을 탐사하는 최초의 토성 궤도형 탐사선인 카시니에는 위성 타이탄의 최초 발견자인 호이겐스의 이름을 딴 소형탐사선이 부착돼 있다. 소형탐사선은 호이겐스의 후예들인 유럽우주기구에서 제작한 것으로, 낙하산을 이용해 타이탄에 착륙하게 된다. 그 뒤 4시간 정도 작동하면서 타이탄의 진면목에 대한 소식을 보내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소식은 2년을 더 기다려야만 한다. 호이겐스 탐사선이 타이탄을 향해 진입하는 시기가 2004년 12월 25일이기 때문. 2004년 크리스마스에 우리는 우주로부터 산타의 선물을 받게 될지 모른다.

글 : 정홍철 기획실장 wrocket@chollian.net
과학동아 2002년 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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