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 Back to the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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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과학동아 기사는 2009년 2월호였다. 기상청 24시간 르포. 밤을 꼬박 새워 취재할 체력과 열정이 넘치던 시절이었다. 그새 8년 6개월이 흘렀다. 8년을 붙잡고 씨름했던 ‘과학동아’를 떠나 신문과 방송의 눈으로 과학을 살폈다. ‘과학동아’ 102권의 시간이 흘렀다. 쌓아보니 허리쯤이나 된다. 시간이 눈으로 보이는 순간이다.

 

102개월 만에 ‘과학동아’로 돌아왔다. ‘컴백홈(Come back home)’이라는 게 이런 기분인 모양이다. 편안한데 긴장되고, 낯익은 듯 낯설다.

 

요즘 문재인 정부도 이런 기분일까 싶다. 과학기술계 얘기다. 2008년 MB정부 출범부터 대략 9년 동안 과학기술계는 널을 뛰었다. 융합이라는 명분 아래 과학기술과 교육이 통폐합됐다가, 창조경제에 눌려 자취를 감췄다. 잃어버린 9년, 정부 과학기술 정책의 암흑기였다.

 

한 달 전 문재인 정부는 미래창조과학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개명했다. 박근혜 정부 흔적 지우기다. 차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도 신설했다. 낯익은 조직이다. 2004년 참여정부에서 국가 연구개발(R&D) 예산권을 총괄했던 조직이 과학기술혁신본부였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기능과 이름이 동일하다. 그런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사를 발표하며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런 인사는 이번 정부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낯선 방식이다.

 

한 달 뒤면 추석이다. 황금연휴를 넘어 다이아몬드 연휴쯤 된다. 지난 45억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물론 한가위 달이 뜬다. 세계는 다시 달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물론, 일본도 중국도, 인도도 달로 향한다. ‘백 투 더 문(Back to the Moon)’.

 

달은 45억 년 동안 있어왔지만 우리가 아직 잘 모른다는 점에서 여전히 먼 미래다. 과학은 과거를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보는 학문이다. 한가위 달을 보며 소원을 빌어야겠다. 너무 낯익어 식상한,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라’는 말이 여전히 유효한 2017년, 대한민국은 언제쯤 달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될까. 언제쯤 과학다운 과학을 하게 될까. ‘백 투 더 사이언스(Back to the Science)’를 꿈꿔 본다.

 

 

 

글 : 과학동아 편집장 이현경
과학동아 2017년 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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