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터미널 근처는 생각보다 복잡했다. 아리가 정우를 찾았을 때 그들은 둘 다 반쯤 얼어붙어 있었다. 추워서 들어간, 터미널 안쪽 깊은 곳의 프랜차이즈 햄버거집에서 아리는 겨울 내내 망설이던 말을 꺼냈다.“우리 아르바이트비는 언제 받아? 소원, 진짜 들어주는 거 맞아?” “그치. 그거 받아 ...
*편집자주. 2023 SF스토리 공모전 총36편의수상작중 양자나노과학연구단 특별상을 수상한 소설을 지면에 소개합니다. 2175년2175년 스코틀랜드 포트 윌리엄. 미래에도 영국 사람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여전해 보였다. 지역 국회 의원의 유세 현장엔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밀집 ...
그들은 도망치는 중이었다. 진은 아이사를, 아이사는 진을 바라봤다. 상황이 좋지 못했다. 뒤로는 전투선이 쫓아왔고 앞은 블랙홀이었다. 진은 끝을 쉽게 예견할 수 있었다. 이대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죽거나, 전투선에 사로잡혀 죽을 것이다. 아이사는 포로였고 진은 그녀를 탈출시키는 중이 ...
나를 돌봐 주는 사람은 나보다 나이 든 여자다. 그녀는 차갑고 무뚝뚝하며 묵묵히 자기 일을 한다. 남들이 볼 때는 그렇다. 그녀는 재생된 내 육체가 운동능력을 회복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돌봐주는 존재다. 나의 팔다리를 마사지하고, 재활시간에 훈련센터로 나를 데려다준다.그녀의 진짜 이 ...
“으으, 차가워!”차디찬 동굴 물웅덩이에 엎드리자 속옷까지 물이 스며들었어요. 한 사람이 몸을 납작 엎드려야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속칭 ‘개구멍’을 지나야 동굴 속을 볼 수 있다니, 피할 도리가 없었지요. 찬 기운에 탄식이 절로 흘러나왔어요. 백번 가까이 동굴에 와 보셨다던 우경식 교수님 ...
7~8월, 탐험대학 학생들은 장마와 무더위도 잊고 열심히 탐험했어요. 로켓, 생태, 자율주행, 공룡, 인공위성, 게임, 키네틱아트까지 총 7개 분야별로 흩어져 멘토들과 함께 탐험에 몰두했지요. 이번 시간엔 페리지항공우주 대표 신동윤 멘토와 함께한 로켓 탐험, 에이로봇 대표 엄윤설 멘토와 함께 ...
스토리 따라잡기국지성 호우의 정체를 밝혀라!“교장선생님이 자기 방을 뒤지라고 하셨다고?”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지원군 선배였어요. 날카로운 목소리에 금만이는 고개만 끄덕였지요. 지원군 선배는 혼잣말로 중얼거렸어요.“어쩐지…. 방문도 잠겨 있지 않고, 금고 번호도 너무 쉽게 풀 ...
미세먼지가 생기는 과정을 밝히기 위한 대규모 연구가 한반도의 하늘·바다·육지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연구진이 참여해 5월 2일부터 6주간 진행하는 ‘한미 협력 대기 질 연구(KORUS-AQ)’다. 하늘과 바다에서 연구가 진행되는 현장을 두 기자가 직접 찾아가 취재했다.“멀미약 챙 ...
중생대가 저물어 가는 백악기 말 인도의 남서부, 현재의 뭄바이 인근에서 기록적인 화산 분화가 일어났다. 이 분화는 최소한 3만 년 이상 지속됐고, 여기서 분출된 용암은 현재 남부 인도 면적의 절반인 100만 km2의 넓은 지역을 겹겹이 덮었다.이곳이 현무암으로 이뤄진 데칸고원이다. 한반도 전체를 ...
1월 12일 오전 9시, 부산에 위치한 해군 작전사령부. 세종대왕함에서 500m 떨어진 부둣가에 노란 출입통제선이 쳐졌다. 선 너머로 다이버 네 명이 잠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해군 헌병단 수중과학수사대의 훈련현장이다. 고무보트 한 정이 부두 주변을 바쁘게 움직이며 안전을 점검했다. 영하 1℃의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