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중 떡볶이 먹는 소리로 올바른 것을 고르시오.’수능을 치르는 기분으로 시험지를 받아들고 첫 장을 쓱 훑었다. 1번부터 3번까지는 듣기 영역이다. 귀를 쫑긋 세웠지만, 보기 4개 중 2번과 4번이 영 헷갈린다. 이렇게 60문제를 60분 안에 풀라니. ‘떡볶이 마스터’가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
낙엽이 뒹구는 길을 걷다가 어디선가 향기로운 커피 냄새가 나서 발길이 멈춥니다. 갑자기 서늘해진 날씨에는 따뜻한 카페라테 한 잔이 그립고, 피곤함이 느껴지는 오후에는 설탕을 녹인 에스프레소 한 잔이 생각납니다. 커피를 머금었을 때 느껴지는 쓰면서도 시큼한 맛과 달달하면서도 구수한 ...
오랜만에 늦잠을 자고 일어난 일요일 아침, 고픈 배를 무엇으로 달랠까 고민하며 냉장고를 열어보니 지난주에 사뒀던 우유 한 통이 그대로 남아 있네요. 과일 칸에서는 레몬청을 만들고 남은 레몬 한 개도 찾아냈죠. 그 순간 리코타 치즈가 떠올랐습니다. 만드는 방법이나 화학반응이 비슷한 두 ...
지글지글. 전이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습니다. 집 안 가득 고소한 기름 냄새가 가득 차니 설이 코앞이라는 사실이 실감나네요. 지역마다 명절에 부치는 전 종류는 다양하겠지만 ‘국민 전’으로 불릴만한 것은 아무래도 생선전과 동그랑땡이겠죠. 그래서 이번 호에는 흰 살 생선의 대명사인 대구와 ...
멸치와 다시마를 우려낸 국물이 일품인 잔치국수, 찬물을 붓고 무를 숭숭 썰어 넣어 맑게 끓여낸 복지리, 겉을 바삭하게 구운 삼겹살…. 각기 다른 음식이지만 공통적으로 떠오르게 하는 맛이 있다. 쓴맛, 단맛, 신맛, 짠맛에 이어 다섯 번째 맛으로 인정받은 감칠맛이다. 감칠맛은 고기나 생선, 버 ...
혀뿐만 아니라 눈, 코, 입, 귀, 장기 등을 통해 느낀 여러 감각을 뇌가 종합해 ‘맛있다’라는 판단을 내리면, 우리는 그 음식을 ‘맛있는 음식’이라고 기억하게 된다. 맛은 철저히 공감각적 현상이기 때문이다.내장 미각내장에는 입 안에 있는 맛 수용체와 같은 수용체가 있어서 단맛과 감칠맛 ...
감칠맛=글루탐산 맛!단백질은 물 다음으로 우리 몸에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의 혀는 단백질의 감칠맛을 느끼도록 진화했다. 하지만 단백질 자체는 분자가 너무 커서 혀의 맛 수용체가 느끼지 못한다. 맛 수용체는 단백질의 구성성분인 아미노산(ex. 글루탐산)을 느낄 수 있다. 끓이거나 발효시 ...
한국인의 밥상은 발효식품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김치, 그리고 각종 장류다. 한국의 장은 주로 메주를 이용해 만드는데 된장, 고추장, 그리고 간장을 생각하면 된다. 보통 간장의 맛은 된장이나 고추장에 비해 폄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간장의 맛은 생각보다 훨씬 오묘하고 ...
‘셰프’가 나오는 텔레비전 요리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다. 냉장고를 열어 눈에 띈 재료 몇 가지로 뚝딱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내는 장면을 보면 신기하다못해 신성한 기분이 들 정도다. 그런데 유명인의 냉장고에서 꺼낸 식재료를 가만히 보다 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고기 등 기본적 ...
“음식에는 미원이 좀 들어가야 맛이 있어.”기자는 어린 시절부터 이런 말을 듣고 살았다. 바로 어머니에게서다. 미원은 음식 맛을 내려면 당연히 넣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한참을 살았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접한 바깥세상 분위기는 우리 집과 달랐다. 자기 집에서는 몸에 나쁜 ‘화학조미료’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