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뉴스] 영하에서 얼음은 한 층씩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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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얼음이 어떻게 변할까.

독일 막스플랑크 고분자연구소 엘렌 바쿠스 그룹리더팀은 영하에서 얼음이 분자 한 층씩 액체와 비슷한 상태(준 액체, quasi-liquid)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016년 12월 12일자에 발표했다.

이미 약 150년 전, 영국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는 0℃ 이하에서 얼음 표면에 액체와 비슷한 얇은 층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후 얼음이 미끄러지고 빙하가 움직이는 데 이 층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과, 0℃에서는 두께가 약 45nm 정도까지 성장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몇 ℃에서 얼음 표면에 이런 준 액체 층이 생기는지, 온도에 따라 두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은 알 수 없었다.

연구팀은 크기가 약 10cm인 단결정 얼음의 표면에서 분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관찰했다. 고체일 때보다 액체일 때 물 분자의 수소결합이 약하다는 점에 착안해, 얼음 표면에 적외선을 쏜 뒤 온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영하 38℃에서 이미 얼음 표면의 분자 층 하나가 준 액체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서서히 온도를 높이자 영하 16℃에서 두번째 분자 층이 준 액체로 변했다. 온도가 높아지면 얼음표면이 조금씩 지속적으로 녹을 것이라는 기존 추측과 달리, 특정 온도에 도달했을 때 한층씩 녹아내리는 방식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미샤 본 교수는 “영하의 얼음 표면에서 나타나는 이준 액체의 성질이 일반적인 물과 어떻게 다른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 최영준 기자
과학동아 2017년 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