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해버리고 일찍 죽었다. 별을 쪼갤 바오밥나무를 기대했던 내겐 아쉬운 결과였다. 정조 과학기지의 대원들과 화성 연구소의 연구진들은 모두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큰 성공이라고 용기를 북돋워 줬다. 감사한 일이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디스커버리 채널,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이 함께 ...
화성에서 만든 김치는 고향에서 먹던 그 맛이었다. 지구의 계절과는 조금 다르지만 정조 과학기지의 가을은 깊어 가고 있었다. 나는 무와 배추를 수확하고 난 빈 유리 온실에서 마지막 임무를 위해 새로운 식물을 심기 시작했다. 이제는 온실 밖으로 나갈 차례였다. ...
건강하게 화려한 노란 꽃을 피웠다. 나는 마리골드를 작은 화분에 옮겨 심은 다음, 정조 과학기지의 창가에 늘어놓았다. D는 내 속도 모르고 “이파리도 노란색인 마리골드가 더 멋지지 않았느냐”고 물어왔다. 좀 더 친했더라면 그 우람한 등짝을 때려줬을지도 모르겠다. 시큼한 풀을 씹고 있어도 ...
정화용 필터를 교체하는 업무를 맡은 엔지니어 B는 C와 다툼이 특히 많았다. C는 심지어 정조 과학기지의 모든 사람들이 같이 사냥에 나서기를 원하는 인물이었다. 화성에 도착한 지 83일째 되던 날은 내가 사냥 파트너를 맡을 차례였다. 바로 직전 사냥에 동행했던 의사 A가 아침밥을 먹고 나서는 ...
땅에서 얼음을 캐 물을 얻는다. 화성 지표 아래 약 60cm를 파고 들어가면 얼음층이 나온다. 정조 과학기지 옆에는 이런 화성 지층의 얼음을 캐는 장치가 있지만, 공급량이 일정하지 않고 항상 부족했다. 결국 ‘재활용’ 밖에는 답이 없었다. 성인 한 명은 하루 동안 소변 1.5L를 배출하고, 호흡과 ...
것 같다. 그러나 작은 임무에 대한 생각 때문에 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무겁다. 밀폐된 정조 과학기지 외부, 그러니까 화성의 표면에서 직접 작물을 재배해내야 한다. 기지 밖은 평균기온 영하 55℃, 물은 기체 또는 고체로만 존재하며, 대기 농도가 지구의 1%인 그야말로 극한 환경이다. 화성에서 ...
복원하는 것도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연구실을 방문했을 때 한창 짜맞추고 있던 정조대왕 초장지 출토 토기 역시 오랜 시간을 들여 신중히 복원하고 있었습니다.복원하는 요령이 있는지 슬쩍 물었더니, 마치 탐정처럼 몇 가지 단서가 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먼저 도자기나 토기도 사람이 ...
맛집은 18세기 후반에 우후죽순 생겨났다. 여기에는 정조의 정책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정조는 오랫동안 독점 영업을 이어오던 육의전 상인들에 대항해 난전을 허용하면서, 난전 상인들이 작은 음식점을 낼 수 있도록(술을 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자 서울 종로 피맛골 주변에는 선술집, ...
이를 충족시켜줄 곳이 바로 인근에 있는 수원화성박물관이에요. 와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60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화성행궁에서 베푼 진찬연의 모형, 공심돈 내부 구조 등 화성에 대한 모든 것이 이곳에 전시돼 있어요. 화성박물관은 성곽 길을 걷기 전이나 후에 꼭 ...
이순신 장군의 조카가 쓴 에는 133척이라고 기록돼 있다. 또한 1785년 윤행임이 정조의 명령에 의해 편찬한 이순신 장군의 전집인 의 에는 330여 척이라고 소개돼 있다. 이보다 앞서 명량해전의 승리를 기념해 세운 ‘명량대첩비’에는 일본군함의 수가 500여 척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