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IT 계열 종사자의 이미지란 어떤 걸까. 보편적이며 총체적인 인상 말이다. 눈을 감고 프로그램과 씨름 중인 30대 개발자의 모습을 한번 떠올려 보자. 그를 그저 A라 불러도 무방하겠다. 우선 A의 골격을 그려 보자. 근육이라고는 없는 팔다리, 굽은 등, 거북목. A의 행색은 어떨까. 7년 된 ...
아버지가 쓰러진 후 일상의 평온도 쓰러졌다. 점심에는 아버지가 로봇 배식원을 향해 식판을 던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바이러스형 뇌졸중. 일반 뇌졸중과 달리 여전히 불치병으로 남은 병이었다. 상태는 점차 악화된다고 들었다. 뇌가 아프면 성격도 달라지는 걸까. 평소 무뚝뚝하지만 예의 바른 ...
꾸르륵! 웁! 큽!”며칠에 걸쳐 폭우가 아마존을 휩쓴 뒤였다. 평소보다 냇물의 수위가 한창 높아져 있었지만, 연구원들은 냇물을 그냥 건너기로 결정했다. 냇물의 수위를 대충 가늠할 수 있다는 자만 때문이었다. 하지만 냇물에 발을 디딘 순간, 신고 있던 장화 속으로 물이 가득 들어찼고, 무거워 ...
◈김창규◈작가 및 번역가로, 2005년 과학기술창작문예 중편부문에 당선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 014년과 2016년 SF어워드 단편 부문 대상, 2 015년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여러 지면에 SF 단편을 실었으며, ‘뉴로맨서’, ‘블라인드 사이트’, ‘이중도시’ 등의 외서를 번역했다. ...
우주를 떠돌고 있는 수많은 신호. 이 떠돌이 신호는 우주의 신비를 품고 있다. 하지만 이를 관측하지 못하고, 기록해서 분석할 수 없다면 아무 것도 알아낼 수 없다. 인류는 이 신호를 관측하기 위해 망원경을 만들었다. 이후에 사진술이 나오면서 객관적으로 기록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혁명이 ...
심안의 진술 (1)병동에 들어서자마자 악취에 코를 막아야 했다. 아이들은 거의 방치되어 있었다. 한 명은 반쯤 죽어 있었는데 죽음에 대한 이해조차도 없었다. 한 명은 자해로 엉망이었는데,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자극의 결핍을 견디지 못하는 듯했다. 짐승이나 다름없는 상태였으나 내가 아는 바 짐 ...
사람이 사는 곳에서 야생동물을 보기란 쉽지 않다. 비둘기, 고양이, 그리 많지 않은 종류의 벌레들만 간간히 눈에 띌 뿐이다.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죽는 길고양이들에게 추운 겨울은 특히 시련의 계절이다. 고양이는 따뜻한 온기와 먹이 없이 한겨울을 어떻게 보내는 걸까. 생존한 줌 온기 찾아 ...
산들산들한 바람이 마음에까지 부는 싱그러운 계절 봄이다. 봄바람 난 처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이 되면 이성을 그리는 마음이 커지기 마련이다. 결혼식장마다 넘치는 결혼 행렬을 봐도 인간의 짝짓기 계절이 시작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봄바람은 인간뿐 아니라 대부분의 동물에게 찾아 ...
하늘에는 왜 태양이 하나만 빛날까. 우리 태양 주변의 별들만 보더라도 두개 이상의 별들이 함께 돌고 있는 경우가 전체의 80% 가까이 된다고 하니 홀로 있는 태양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할 수 있다. 목성이 몸집이 조금만 더 컸더라면 제2의 태양이 될 수 있었다는 말도 빈말이 아닌 듯 싶다.허블우 ...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온하늘을 뒤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견만큼이나 새로운 소행성의 궤도 예측은 힘들다. 따라서 소행성이 언제 얼마만큼의 확률로 지구와 충돌한다고 예보하지만‘양치기소년’이 되기 십상이다.최근 들어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는 언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