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0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리나라의 무인 달 궤도선 ‘다누리’와 미국의 달 궤도 정찰선(LRO)의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한 달 남극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빛이 들지 않는 섀클턴 충돌구의 컴컴한 부분을 처음으로 환하게 촬영한 사진이었어요.섀클턴 충돌구는 달 남극에 있는 분지예요. ...
“인류는 또 한 번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지난 8월 23일,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남극에 도착하자 기쁨을 표했어요. 1959년 러시아의 무인 달 탐사선 ‘루나 2호’가 달에 처음 착륙한 지 64년 만에 일궈낸 성과죠. 인류 문명 ...
찬드라얀 3호의 탐사는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언젠가는 무인 탐사선이 아니라 우주인이 달 남극에 발을 딛고 설지도 몰라요. 인류의 달 남극 체류, 언제쯤 가능할까요? 달은 우주의 보물 창고 세계의 달 탐사 경쟁은 인도가 착륙에 성공하며 더욱 불붙었어요. 중국은 2025년 달 남극을 향하는 창어 7 ...
“전방에 사고 다발 구간입니다.”로버를 타고 삭막한 화성의 모래사막 위를 한창 달리던 때였다. 로버에 탑재된 인공지능(AI) ‘장금’이 어처구니없는 경고를 보냈다. 목적지는 화성 정조 과학기지에서 1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언덕에 설치한 유리 온실인데, 화성에 사고 다발 구간이 어디 있단 말 ...
“아으, 셔!”화성의 정조 과학기지에서 생활한 지 6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대원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업무의 특성 때문에 나는 상추와 케일, 가지 외에도 다양한 작물을 길러왔다. 의외로 인기가 좋았던 것은 적소렐이었다. 소렐은 한국에서는 주로 수영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곤 하는데, 들이 ...
“아침밥 제대로 먹은 거 맞아요? 그렇게 꾸물대면 사냥을 제대로 할 수 있겠어요?” 대원들에게 인기가 없어 잔뜩 남은 케일과 브로콜리를 먹어 치우고 있던 내게 지질학자가 재촉했다. 정조 과학기지의 지질학자 C는 스스로를 ‘사냥개’라 칭하는 불 같은 사람이다. 그가 주로 사냥하는 것은 ...
별보다도 빛나는김준녕 지음│채륜서292쪽│1만 6800원 인공지능과 로봇을 생각할 때 우리의 기준은 여전히 우리 자신, 즉 인간이다. 인공지능 혹은 그것을 탑재한 로봇이 인간과 얼마나 비슷해질 수 있을지, 인간과 완전히 똑같아질 수는 있을지 없을지, 있다면 그 방법은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영 ...
“거기 갈 거면 나랑 헤어지고 가.” 몇 분간 침묵하던 여자친구가 말했다. 2014년 극지연구소에서 남극대륙에 장보고 과학기지를 세우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열 번째로 두 개 이상의 남극 상주기지를 운영하는 나라가 됐다. 그즈음 나는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월동대원을 모집한다는 포스터를 보고 ...
핍은 화성에 한 평 남짓한 땅을 가지고 있었다.핍의 아버지는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화성의 올림푸스 산 정상에 올랐다. 아버지가 살 수 있는 땅은 정상에서 열 걸음 정도 떨어진, 한 사람이 간신히 누울 만한 곳이 전부였다. 그게 어디랴. 이 우주에는 자기 땅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대다 ...
대강의 상황은 이러하다. 나는 화성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헤르메스나 지구와 교신할 방법도 없다. 모두들 내가 죽은 줄 알고 있다. 내가 있는 이 거주용 막사는 31일간의 탐사 활동을 위해 설계된 것이다. 산소 발생기가 고장 나면 질식사할 것이다. 물 환원기가 고장 나면 갈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