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과학을 좋아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어봐도 아빠가 사다주신 어린이용 영어 교재나 천자문 정도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이렇게나 외골수로 과학을 좋아하게 된 건 온전히 내 기질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촌 언니 오빠들이 유난히 많아서 새 책보다 물려받는 책이 훨씬 많 ...
‘전기저항=0’. 일반인들은 가늠하기 힘들겠지만 과학적으로는 어마어마한 일이다. 전기저항이 굉장히 낮은 순수한 구리선도 전기가 흐르면 열이 발생한다. 전기에너지를 전달하는 동안 그 일부가 열로 바뀌어 손실이 생긴다는 뜻이다. 저항이 없다면 에너지 손실도 사라지기 때문에 아주 작은 ...
“바닥에 난 틈으로 바라본 밑이 무척 까마득하죠? 우리가 발을 디디고 있는 곳부터 저 아래까지 높이가 4m나 됩니다.” 장원준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QNS) 연구기술원의 설명에 호기심 어린 눈길이 실험실 바닥에 모였다. 눈이 소복이 내리던 지난 1월 26일, 이화여대에 위치한 IBS ...
나를 돌봐 주는 사람은 나보다 나이 든 여자다. 그녀는 차갑고 무뚝뚝하며 묵묵히 자기 일을 한다. 남들이 볼 때는 그렇다. 그녀는 재생된 내 육체가 운동능력을 회복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돌봐주는 존재다. 나의 팔다리를 마사지하고, 재활시간에 훈련센터로 나를 데려다준다.그녀의 진짜 이 ...
과학고와 KAIST를 거치는 동안 주위의 과학자들을 오랫동안 지켜봤다. 그렇게 만난 우리 세대 과학자의 삶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전자는 주로 하나의 연구 주제를 가지고 대학이나 연구소 같은 안정된 직장을 잡는다. 그 직장에서 남은 생 동안 자신의 연구 주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문제에 매진 ...
아침에 눈을 뜬 당신, 기분이 묘하게 상쾌하다. 창밖에선 새 소리가 들리고 왠지 방이 밝다. 앗차, 늦잠을 잤나 보다. “순간이동이라도 하고 싶다”라고 혼잣말하며 눈을 질끈 감는다. 이 순간 누군가 당신에게 정말로순간이동을할수있는 티켓을 건넨다면 어떨까. 눈 앞에 펼쳐진 티켓 세 장 중 하 ...
과학기술은 언제나 인류의 상상 한 발짝 뒤를 따라 걸어왔다. 그러니 순간이동을 현실 속에 불러오려면 우선 상상해야 한다. 물류학과 교수, SF 작가, 그리고 과학동아 독자에게 순간이동이 당연해진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물었다. 네 가지 이야기가 자아내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세상 속으로 한 발짝 ...
‘그누구도뚫을수없는방패.’양자암호통신의 별명이다. 얽힘과 중첩, 불확정성과 비가역성까지, 양자의 네 가지 성질 덕에 양자암호통신을 해킹하기란 불가능하단 의미에서 붙었다. 양자상태를 보내는 양자전송은 흔히 ‘양자의 순간이동’이라고도 불린다. 양자가 뭐길래 이런 거창한 별명이 붙 ...
▲양자전송으로 순간이동을 할 수 없다면, 과학자들은 왜 양자전송에 관심이 많을까? 양자전송의 첫 단계인 양자얽힘을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양자전송은 아마도 ‘우리가 실험으로 구현할 수 있는 순간이동과 가장 비슷한 기술’일 것이다. 현재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양자전송은 한 입자가 가진 ...
“2023년 신년호, 보고 싶은 주제를 적어주세요.” 2022년 8월 26일, 편집장은 전지적 독자위원회 1기 밴드방에 게시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그로부터 3일 동안 댓글 148개가 달렸습니다. 예 상 못한 뜨거운 반응이었죠.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쏟아졌습니다. 그 결과물이 여기 있습니다. 과학동아 1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