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지구에서 한껏 번성했을 때, 그 숫자는 100억에 가까웠어. 그리고 지금, 지구상에 생존한 인간은 고작 30만 명이라고.”나의 두 번째 파트너였던 마거릿 왓슨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서력 2300년 11월의 일이었다. 23세기의 마지막 해이자, 인간의 마지막 세기가 저물던 시기였다. “30만 ...
[Abstract(초록)]공들여 분리 배출한 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찝찝한 기분을 선사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기 전까지만 해도 플라스틱을 분리수거함에 넣고 마냥 뿌듯해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분리배출을 하면서도 환경을 해친단 죄책감에 시달린다 ...
강은 끊임없이 변한다. 범람과 물 빠짐을 반복하며 새로운 퇴적지가 생기고, 작은 물길이 새로운 지류로 탄생한다. 이전에 없던 생태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런 변화는 대개 수천 년, 또는 수만 년 이상의 지난한 시간에 걸쳐 일어난다. 그런데 최근 훨씬 짧은 기간인 수십 년, 심지어 수년 사이에 ...
화려한 영상, 실제 같은 로봇과 우주선의 움직임, SF 영화답게 새로운 미래 아이템들까지. 개봉 첫날 16개국에서 넷플릭스 인기영화 1위에 오른 ‘승리호’는 유명세만큼 볼거리가 가득했다. 볼거리에 사로잡힌 것도 잠시, 등장인물의 대화 속 과학스러운 단어들에 멈칫했다. ‘테라포밍’ ‘우주쓰 ...
45억 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월부터 새롭게 추진하는 ‘국민공감·국민참여 R&SD 선도사업’에 올 한해 투자하는 금액이다. 국민이 직접 문제를 발굴하고 연구자와 함께 문제해결 기획, 기술개발, 적용·확산까지 참여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이처 ...
10평 남짓 될까.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책상만 8개, 각양각색의 스티로폼 모형이 놓여 있었다. 어떤 건 미완성이라 깨끗한 반면, 어떤 건 누군가 애써 붙여 놓았을 나무와 사람 모형이 다 쓰러져 달랑거리고 있었다. 모형일 뿐인데, 실제 도시의 흥망성쇠가 보이는 듯 했다. 소신있게 건축학도 ...
서울 홍릉수목원에 위치한 국립산림과학원. 목재가공과 연구실에서 이선영 연구관을 만났다. 그가 투명한 지퍼 백을 건넸다. 습기를 머금은 물컹하고 투명한 젤이 들어 있었다.“외과수술 후 피와 세포가 엉겨 붙으면서 장기가 서로 붙을 수 있습니다. 이 재료를 장기 사이에 끼우면 유착을 방지할 ...
◈김창규◈작가 및 번역가로, 2005년 과학기술창작문예 중편부문에 당선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 014년과 2016년 SF어워드 단편 부문 대상, 2 015년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여러 지면에 SF 단편을 실었으며, ‘뉴로맨서’, ‘블라인드 사이트’, ‘이중도시’ 등의 외서를 번역했다. ...
모든 부분이 햇빛을 고르게 받도록 자란다고 배웠던 것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현재 나노인공나무 전극의 수소에너지 변환비율은 6%대로, 10%까지 올리면 메테인을 이용하는 기존의 방식보다 저렴하게 수소를 만들 수 있다. 더구나 변환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
우리 회사가 망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시도한 사업은 바로 흥부놀부 이야기를 흉내내서 박씨를 심어 보겠다는 것이었다. 처음 그 말을 듣고 나는 농담을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농담이라고 하기에는 재미가 없었다. 우리 회사의 유일한 장점은 농담이 재미가 없으면 아무리 사장이 이야기 하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