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새 책

  • 확대
  • 축소

이미지 확대하기

 

‘햄최몇?’

 

인터넷에서 ‘햄버거를 한번에 최대 몇 개까지 먹을 수 있냐’는 질문을 ‘햄최몇’으로 줄여서 쓰곤 한다. 이 질문을 던지고 싶은 사람이 나타났다. 탑처럼 높게 쌓인 고열량 ‘폭탄 버거’를 보란 듯이 7분 만에 먹어 치운 주인공이다. 독자들에게 고열량 음식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실험 쥐’가 됐다.

 

‘실험하는 여자, 영혜’는 이영혜 과학동아 기자가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해 취재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풀어쓴 책이다. 어려운 과학이 독자에게 즐겁게 다가갈 수 있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영혜는 실험을 선택했다. 때로는 먹방(먹는 방송)을, 때로는 굶방(굶는 방송)을 해가며 불굴의 실험 정신을 뽐낸다. 목적은 단 하나, ‘그저 그런 기사는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주제, 누구나 관심을 가질 법한 주제라면 영혜는 과감히 본인을 실험대에 올렸다. 우주, 대기, 미생물 등 실험 분야는 다양하다.

 

그는 폭탄 버거를 먹기 전후에 자신의 피를 뽑았고, 고열량 음식이 중성지방 농도를 급격히 높인다는 사실을 제대로 보여준다. 장내 미생물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6주간 육식을 끊었다. 털마다 다른 보온력을 확인하려고 동물 미용실에 찾아가 개털을 모았고, 모피 공장에서 털을 주웠다. 이 과정에서 어그부츠도 ‘희생’됐다.

 

실험을 향한 그의 도전은 몇 년 전 폭염이 연일 이어지던 어느 여름, 채널A에서 방송기자로 리포트를 취재하면서 우연히 시작됐다. 한여름 도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설명하기 위해 아스팔트 위에 차돌박이 한 점을 얹은 것이 계기가 됐다.

 

고깃집 불판 마냥 맛있게 익어가는 차돌박이를 보는 시청자들은 폭염을 한번에 체감했다. 한여름 아스팔트의 온도가 60도 가까이 끓는다는 사실을 백마디 말보다 강력한 한 번의 실험으로 전한 것이다.

 


매번 실험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실험 결과가 잘 안나온 경우도 있었다. 이 경우 실패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솔직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의 과학실험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궁금한 독자들은 ‘과학동아’에서 확인하시길.

 

이미지 확대하기

 

 

이미지 확대하기

63빌딩에서 동전이 떨어진다면? 모기가 내 피를 모두 빨아 먹는다면? 바닥에 떨어진 바나나 껍질을 밟고 미끄러진다면?

 

탄생의 순간이 다양한 만큼, 죽음의 순간도 다양하다. 종이에 베이거나, 모기에 물리거나, 그냥 침대에 누워 있기만 해도 죽음을 맞닥뜨릴 가능성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죽는 순간’을 정확하게 설명할 순 없다. 그 순간을 경험한 순간,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는 존재, 죽은 사람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상상만 하던 오싹한 죽음의 순간을 대신 체험하게 해준다는 기발한 책이 나왔다. 책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은 죽음을 주제로 실험한 괴짜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우리가 맞닥뜨릴 수 있는 45가지의 죽음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가장 흥미롭고,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만 선별해 소재로 삼았다.

 

이 책은 죽음을 설명하는 동시에 죽지 않기 위한 요령을 가르쳐 주는 ‘생존 지침서’이기도 하다. 엘리베이터에 갇힌 경우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 좌석은 어디인지 등에 대한 답을 준다.

 


또 바나나 껍질이 얼음보다 미끄럽고, 63빌딩 꼭대기에서 동전이 떨어져도 정수리에 구멍이 나지 않는다는 등 기존 지식에 대한 오류도 짚어준다. 저자는 과학적 지식을 토대로 죽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결과들을 엮었다는 의미에서 ‘오싹한 죽음 실험실’이라는 별칭도 붙였다.

 

 

이미지 확대하기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알파고가 바둑을 제패했다.”


2016년 3월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승리하기 전, 알파고가 탄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언론이 대서특필하기 전 컴퓨터 프로그램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만큼 똑똑해진 ‘학습 비결’을 궁금해 했던 사람은 얼마나 있었을까.


최첨단으로 불리는 과학기술이 등장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 과정에 대한 관심은, 결과에 대한 관심에 비하면 매우 미약하다.


이런 과정을 만들기 위해 땀 흘리는 과학자들의 노력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 ‘디지털이 꿈꾸는 미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2006년부터 발간하고 있는 과학 대중서 ‘이지 아이티(Easy IT)’ 시리즈의 51번째 책이다.


이번 시리즈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얽힌 50개의 연구 주제를 그림과 함께 풀어냈다. 특히 이번 책은 ETRI의 연구 성과를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온 성과홍보실이 저자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 믿고 볼만하다.


책은 크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인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미디어, ICT 소재, 5G 서비스를 주제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 간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는 디지털 경제 시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는 과학자들의 ‘진짜 삶’을 엿볼 수 있다.

글 : 권예슬 기자
과학동아 2018년 05호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