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사물] 지워지는 볼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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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는 볼펜’은 볼펜 꼭대기에 달린 고무가 지우개 역할을 합니다. 연필과 달리 손으로 글자를 문질러도 번지지 않고, 지우개와 달리 ‘때’도 나오지 않아 깨끗합니다.

 

지워지는 볼펜의 잉크에는 류코(leuco) 화합물로 만든 잉크와 현색제, 변색 온도 조정제가 들어있습니다. 류코 잉크는 원래 색을 띠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색제와 결합하면서 검정, 파랑, 빨강 등 다양한 색을 냅니다.

 

볼펜으로 글자를 쓴 뒤 고무로 문지르면 순간적으로 60도가 넘는 마찰열이 발생합니다. 이때 잉크에 들어 있던 변색 온도 조정제가 활성화됩니다. 변색 온도 조정제의 역할은 류코 잉크와 현색제의 결합을 깨뜨리는 겁니다. 결국 류코 잉크의 원래 특성대로 색이 없어집니다.

 

지운 내용을 다시 되살리는 방법도 있을까요? 직접 실험한 결과, 글을 썼다가 지운 종이를 영하 10~20도인 냉동실에 넣었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글자가 점점 되살아났습니다. 온도가 내려가면서 류코 잉크와 현색제가 일부 재결합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처음처럼 진하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계약서나 일기처럼 중요한 문서는 지워지지 않는 평범한 볼펜으로 작성하는 게 좋겠습니다.

글 : 이정아 기자
과학동아 2018년 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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