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과학동아가 선정하는 이달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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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살아 있기도 하고 죽어 있기도 하다.”


상자 안에 고양이가 있다. 고양이와 함께 독약이 든 병과 방사성물질을 넣어 둔다. 시간이 지나 방사성물질이 붕괴해 병이 깨지면 고양이는 독에 중독 돼 죽는다. 방사성물질이 그대로 있으면 고양이는 살아남는다. 하지만 상자 속을 알 수 없으므로 확률적으로 고양이는 살아 있기도 하고 죽기도 한 상태가 된다. 이는 양자역학에서 중첩(重疊) 상태를 말한다.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고양이는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 있다. 이 얼마나 기괴한 말인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가 등장하는 이 실험은 오스트리아의 이론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가 양자역학의 ‘기괴함’을 주장하기 위해 고안한 사고(思考)실험이다. 현실 세계에서 고양이는 반드시 죽거나 살아 있거나 둘 중 한 가지 상태여야 한다. 그런데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 있다니. 이쯤 되면 머리 속엔 온통 물음표가 떠오르며 양자역학이 아닌 내 지식의 불완전함을 의심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원자로 구성돼있다. DNA, 세포막 등 우리 몸은 물론, 아침에 일어나면서 듣는 자명종 소리, 점심으로 먹은 된장찌개까지 쪼개고 쪼개서 미시세계로 좁혀 가면 모두 원자로 이뤄졌다. 양자역학은 이런 미시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미시세계에서는 전자가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갖고 있다.

 

이 책은 김상욱 부산대 물리교육과 교수가 1년 간 과학동아에 ‘양자역학 좀 아는 척’이라는 코너를 연재한 뒤 여기에 살을 붙인 것이다. 김 교수는 양자역학을 ‘동네 어르신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양자역학의 핵심이 되는 전문적인 내용을 피하지 않았다. 대중성과 전문성의 균형감이 돋보인다.

 

책은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1부와 양자역학의 현재와 미래를 얘기하는 2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양자역학이 낯선 독자의 긴장감을 풀어 주고, 2부에서는 양자 컴퓨터, 양자 다중우주, 양자 생물학, 양자 정보 물리학 등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양자역학의 미래를 소개한다.

 

저자는 “양자역학을 한 번에 술술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노벨상을 받을만한 천재 물리학자거나 정신병원에 가야한다. 대개는 후자다”라며 독자가 느낄 ‘멘붕(멘털 붕괴)’에 미리 공감한다. 당연히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양자역학에 통달하리란 자신감도 금물이다. 저자의 말처럼 “지나치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다가 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완독이 가능한 최초의 양자역학 대중서임은 확실하다.

 

 

2018년이 시작됐다. 나이가 또 한살 늘었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서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

 

한국인은 ‘장수(長壽) 민족’으로 꼽힌다. 영국의 저명한 의학 전문지 ‘랜싯’은 지난해 2월 2030년에 태어날 신생아를 기준으로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여성 90.8세, 남성 84세로 세계 1위라는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1960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53세였다. 평균 수명이 짧은기간에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까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노인의학 분야의 석학인 저자는 노인의 수많은 잠재력이 낭비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이 책을 펴냈다. ‘나이가 들면 창의력이 떨어진다’ ‘노인은 사회적으로 부담되는 존재다’ 등 노화에 대한 편견을 과학적으로 반박한다.

 

저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경험한 지식과 최신 연구결과를 토대로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를 소개하며, 몸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는 조언도 건넨다. 또 뇌 건강을 위해서 직업이나 개인 프로젝트, 봉사 활동 등 목적의식을 갖는 일이 도움이 된다는 말도 덧붙인다. 준비된 사람만이 행복한 노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 : 권예슬 기자
과학동아 2018년 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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