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 과학은 올림픽을 더 재미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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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초. 눈 한 번 깜빡이는 데 걸리는 시간의 10분의 1, 심장이 한 번 뛰는 데 필요한 시간의 100분의 1쯤 된다. 정말, 짧은 순간이다.

 

4년 전,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은 0.003초에 울고 웃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마지막 조에서 뛴 쿤페르베이(네덜란드)가 결승선을 통과하자 전광판에는 1분45초00이 떴다. 앞조에서 먼저 레이스를 마친 즈비그니에프 브로드카(폴란드)와 동일한 기록. 공동 1위였다.

 

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은 1000분의 1초까지 기록을 확인해 승부를 가린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올림픽 공식 타임 키퍼인 오메가는 두 선수의 소수 셋째 자리를 확인했다. 1분45초009와 1분45초006. 브로드카가 0.003초 빨랐다. 결국 금메달은 브로드카의 목에 걸렸다. 페르베이는 안타까움에 머리카락을 움켜쥐어야 했다.

 

소수 셋째 자리가 만들어낸 드라마는 또 있었다. 여자 알파인 스키 활강에서 티나 마제(슬로베니아)와 도미니크 기진(스위스)은 나란히 1분45초57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메가가 소수 셋째 자리를 공개하지 않았다. 스키는 100분의 1초까지만 기록을 확인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어서다. 당시 오메가는 “(소수 넷째 자리에 해당하는) 1만 분의 1초까지 기록을 쟀다. 하지만 규정에 따라 공개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림픽 알파인 스키사상 첫 공동 금메달이 나왔다.

 

기록은 ‘과학 올림픽’의 상징이다.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는 처음으로 100분의 1초까지 계측이 됐고,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는 스코어보드에 처음으로 실시간 기록이 떴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최초로 컴퓨터 타임키핑이 적용돼 선수들의 기록이 모두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결승선에 통과하는 순간 초당 1000장이 찍혔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는 양자 타이머가 도입돼 100만 분의 1초까지 기록됐다.

 

그러니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과학기술을 한번 관람해보자. 기록 외에도 관전 포인트가 많다. 초고속 카메라가 이상화 선수의 기록 단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스켈레톤의 윤성빈 선수는 왜 DNA 검사를 받았는지 특집 기사에 자세히 소개한다. 한국 국가대표팀의 금빛 질주를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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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현경 편집장
과학동아 2018년 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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