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과학동아가 선정하는 이달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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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더 약한 사람이, 더 많이 아프다. 더 일찍 죽는다. 굳이 통계를 보지 않더라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길에서 파지를 줍는 노인은 십중팔구 온 몸의 관절이 굽어 굳어 있다. 반도체 공장에서 난치병에 걸렸거나, 쪽방촌에서 폭염에 사망했다는 이들은 비싼 병원비는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별 맞춤 치료를 앞둔 시대에, 이들은 왜 이토록 아프게 사는 걸까.

 

사회역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특정 질병이 생기는 데는 사회적 원인이 있다. 오히려 사회적 환경과 완전히 단절돼 진행되는 병이란 존재할 수 없다. 직장과 학교와 가정에서 맺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겪는 차별, 혐오, 고용 불안, 재난의 경험이 몸에 스며들어 병을 유발한다. 그리고 이 같은 요인은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게 분포돼 있지 않다. 의료기술이 아니라 사회적 해결책이 필요한 이유다. 결국 개개인의 삶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을 어디까지로 규정할지에 대한 관점의 문제다.

 

의대와 보건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사회역학자로서 차별 경험과 고용 불안 같은 사회적 요인이 결혼이주여성이나 비정규직 노동자,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 연구해 왔다.

 

저자는 ‘인턴‧레지던트 근무환경 연구’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건강 연구’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한국 성인 동성애자‧양성애자 건강연구’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 대상 실태조사 연구’ 등을 진행했고, 현재 한국 성소수자의 건강을 연구하는 ‘레인보우커넥션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중이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그가 걸어온 연구의 발자취와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담았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도 대해서도 고찰한다. 서로 돕는 공동체 문화가 심장병 사망률을 낮췄던 로세토 마을의 사례, 사회적 연결망이 기대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사례 등을 소개한다. 그는 “지금이 아니면 언제?”라고 묻는다. 과거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이 미래의 사회적 약자들이 살아갈 길이 되게 하려면, 지금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지상 123층, 높이 555m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초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가 개장한 지 6개월이 지났다. 많은 우려와 논란이 있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북적댄다. 어디 이뿐인가. 전세계 도시들은 하늘로, 지하로, 그리고 옆으로 자꾸만 몸집을 키우고 있고, 인류는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이 거대 도시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
이다.

 

물리학자이자 작가인 저자가 도시의 작동 원리를 파헤친 책을 내놨다. 전세계 여러 대학을 비롯해 영국 국립물리연구소, 미국 국립신재생에너지연구소, 프랑스 국립해양연구소, 런던 교통국 교통관제소, 여러 기업 연구소에서 활약하는 전문가를 만나 인터뷰했다. 그리고 여기에 수많은 자료와 해박한 지식을 더해 도시를 움직이는 고층건물, 전기, 상하수도, 도로, 자동차, 철도 시스템, 네트워크 등 일곱 가지 요소에 대한 심층 보고서를 완성했다.

 

세부적으로는 철근 콘크리트, PVC 접합 유리, 탄소섬유 케이블 등 다양한 건축 자재와 시공 과정, 지하도를 들여다보고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도시의 기반을 탐험할 수 있다. 미래에는 거대 도시가 어디까지 확장될까. 책에서 답을 가늠해 보자. 

 

 

 

글 : 우아영 기자
과학동아 2017년 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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