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eer] 스마트폰으로 피부암 진단

융·복합 파트너@DGIST ➋ 정보통신융합공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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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피부 질환을 진단하고 상태도 계속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시스템을 개발하고싶습니다.”

 

2014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정보통신융합공학전공 교수 채용 면접실. 당시 이렇게 포부를 밝힌 황재윤 교수는 현재 자신의 첫 박사과정 제자인 김세웅 연구원과 함께 이 말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주로 병원에 설치된 대형 진단기기만큼 성능이 뛰어난 소형 모바일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여드름 피부, 붉은색, 노란색, 녹색 파장 검사로 판별


피부질환 진단에 쓰이는 핵심 기술은 분광 이미징 기법이다. 피부에서 반사된 빛을 여러 파장으로 분류한 뒤 각 파장별 특징을 분석한다. 가령 여드름의 경우 붉은색 파장과 노란색, 녹색 파장의 신호가 일정한 비율로 차이를 나타낸다. 세 파장의 신호에 차이가 없으면 건강하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원하는 파장의 빛만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필터를 최대 12개까지 결합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무게 약 160g, 가로세로 약 10cm 정도로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간편하다. 이 기기를 스마트폰에 꽂고 연구팀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뒤 스마트폰 카메라로 피부를 찍으면 필터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파장별 피부 정보를 수집한다. 촬영한 정보를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와 비교하면 피부의 건강 상태가 5초 만에 나타난다.

 

황 교수는 “데이터가 쌓일수록 진단의 정확도가 높아진다”며 “피부암 등 다양한 질병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루성 피부염 진단 정확도 80% 이상


개발 과정은 순조로운 듯 했다. 약 1년 만에 필터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해서 시제품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피부를 촬영하는 실험 도중 문제가 발견됐다. 동일한 부위여도 촬영할 때마다 분광 데이터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는 제품의 신뢰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였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후 1년간 실험을 거듭했다. 배터리 전류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나타난 건 아닌지 점검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통신 속도의 영향은 아닌지 테스트해봤지만 이 역시 허사였다.

 

결국 연구팀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측정 지표를 필터에 넣어 피부를 찍을 때 마다 측정 지표가 동시에 찍히게 만들었다. 촬영할 때 흔들리거나 빛의 양이 달라져도 측정 지표 값을 기준으로 촬영 데이터를 보정하면 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정확한 측정값을 100이라고 했을 때 이전에는 오차율이 15% 안팎이었다면 지금은 5% 안팎으로 확 줄었다. 그 결과 건선이나 지루성 피부염의 조기 진단 정확도는 80%가 넘는다. 김 연구원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1년 동안 무척 초조했다”며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시스템 전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바일 진단 시스템은 피부암 초기 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다. 피부암의 경우 병변의 크기와 색깔 분포, 대칭성, 경계 부분의 불규칙성을 기준으로 초기 진단을 내리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에는 이 기능이 모두 들어 있다. 현재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의료진과 공동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스타트업에도 기술을 이전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글 : 최영준 기자
사진 : 이서연
과학동아 2017년 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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