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 에디터 토크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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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다시 에디터토크를 준비했습니다. 이젠 다들 아시죠? 편집장 머리에만 존재하는 가상현실입니다.

  1 
먼저 특집을 빼놓을 수 없겠죠. 최지원 기자 나왔습니다.
편집장(이하 편) : 과학수사는 과학잡지에서 수도 없이 우려먹은 사골템인데, ‘이것이 다르다’라고 말할 만한 게 있는지?
최지원 기자(이하 최) : 당연하지. 예를 들어볼까. 집쟝님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보자. 강력범죄다. 이를테면 살ㅇ…
: (흠칫) 잠깐, 꼭 그런 예를 들어야겠어?
: 말이 그렇다는 거지. 가정이야. 아무튼 예전 같으면 지문이 나오나, 혹시라도 혈액이나 정액/질액이 나오나, 나오면 누구 것인가 정도만 알 수 있었겠지. 그러니까 집쟝님이 사건 현장에 있었느냐 없었느냐만 알 수 있었달까.
: 저, 저기 그러니까 그런 예는 좀…
: 하지만 이제는 법유전학이 발달해 마치 동영상처럼 ‘그날’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게 됐어. 발견된 DNA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물론, 몸 어느 조직에서 나왔는지 후성유전학 지표로 추정할 수도 있어. 나이와 흡연 여부도 정확히 가릴 수 있지. DNA를 검출해도 단순히 손으로 만져서 묻은 DNA인지, 혹은 피해자를 끌고 가느라 남은 흔적인지 판별할 수 있어. 게다가 주변의 미생물의 게놈을 해독하고 물질을 분석하면 평소 생활습관도 알 수 있지. 심지어 생김새도 추정이 가능해. 그러니까… (안경이 이상하게 빛난다.) 집쟝님은 커피는 하루 꼭 세 잔. 맥주를 애호하고 신 음식은 못 먹어. 샤워할 땐 바디샴푸를 쓰지. 그리고 DNA로 추정한 얼굴은… 저기 왼쪽 위 얼굴… 범인의 몽타주….
: (오싹) 그만! 그만! 알았어, 보내줄게. 퇴근!


  2 
(가쁜 숨을 내쉬며) 기획입니다. 현수랑 기자, 이정아 기자 나왔습니다.
: 이번 기획은 특별히 소름이 끼친다고? (예감이 좋지 않다) 독자들도 그리 느낄까?
이정아 기자(이하 쩡) : 당연하지. 집쟝님 집을 예로 들어보자. 거기서 밥을 먹는데, 분명 집쟝님 혼자 밥을 먹는데, 혼자가 아닌 거다. 발 밑이 수상하다. 뭔가가 음식을 노리고 있다. 이를테면 바퀴벌ㄹ…
: (흠칫) 잠깐, 꼭 그런 예를 들어야겠어?
현수랑 기자(이하 랑) : 말이 그렇다는 거지. 그럼 다른 예를 들어보자. 거기서 밥을 먹는데, 분명 집쟝님 혼자 밥을 먹는데, 혼자가 아닌 거다. 뱃속이 수상하다. 뭔가가 집쟝님이 삼키는 족족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이를테면 기생ㅊ…
: 그만! 그만! 오늘 짠 거야, 왜들 이래?
: 더듬이가 살아 있는 미국바퀴 사진도 큼직하게 넣었어.♥
: 다양한 기생충의 끔찍한 활약상도 세심하게 묘사했어.♥
: 납량특집이냐….

글 : 윤신영 편집장
과학동아 2017년 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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