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거미가 하늘을 날 수 있다고?

  • 확대
  • 축소

이미지 확대하기

 

알리: 안녕! 자기소개를 부탁해.


반가워! 나는 거미야. 곤충처럼 보이겠지만, 우리는 절지동물로 곤충의 먼 친척이야. 다리가 여섯 개인곤충과 달리, 우리는 여덟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지.

우리의 가장 큰 특징은 꽁무니에서 내뿜는 거미줄이야. 방적돌기라는 기관에서 만든 거미줄로 집을 짓고 먹이를 잡아먹지. 또, 가는 실을 내뿜어 하늘을 나는 데 쓰기도 해.

 

알리: 너희가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응! 우리는 높은 곳에 올라간 후, 배를 들고 꽁무니에서 얇은 거미줄을 뿜어내며 날아가. 과학자들은 이 행동을 ‘벌루닝(ballooning)’이라고 불러. 이 행동은 진화론을 만든 찰스 다윈도 관찰했을 정도로 유명해. 어린 거미들은 이렇게 하늘을 날아 위험을 피하거나 새로운 살 곳을 찾아 떠나기도 하지.

그게 무슨 날아가는 거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제트 기류를 타고 정말 멀리까지 날아갈 수 있어. 기록에 의하면 어떤 거미는 가장 가까운 해안가에서 1600km나 떨어진 배에서 잡혔어. 가장 높이 난 거미는 해발 약 5km 상공에서도 발견되었지.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는지 밝혀지지 않았어. 그러다 최근 독일 베를린공과대학교의 연구진이 거미의 비행 원리를 발표했어.

 

알리: 너희는 어떻게 날 수 있는 거야?


연구진은 소형 거미인 ‘크랩거미’의 비행을 관찰했어. 그 결과, 바람이 불면 크랩거미는 앞다리를 들어올려 다리에 난 털로 날기에 좋은 바람을 찾는다는 사실이 드러났어. 적당한 산들바람이 불면 크랩거미는 꽁무니에서 보통의 거미줄보다 훨씬 가는 거미줄을 50~60가닥 풀어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거지.

하지만 이걸로 모든 비밀이 밝혀진 건 아니야. 보통거미는 바람이 잔잔하게 불 때만 하늘을 나는데, 잔잔한 바람은 거미를 날려 보내기 너무 약하거든.

 

알리: 그럼 비행의 또 다른 비밀이 있어?


지난 7월에는 영국 브리스톨대학교의 에리카 몰리교수팀이 거미가 지구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비행에 사용한다는 연구를 발표했어. 지구의 대기는 양전하를, 땅은 음전하를 가지고 있지. 연구자들은 우리가 뿜어낸 거미줄이 정전기 때문에 하늘로 날아간다고 생각하고 한 가지 실험을 고안했어.

연구진은 정전기가 차단되는 폴리카보네이트 상자에 거미들을 가두고 관찰했지. 그 결과, 정전기가 없을 때는 거미들이 가만히 있었지만, 정전기를 가하자 거미들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 이를 통해 연구진은 거미가 하늘을 나는 데 정전기를 사용할 것이라 추측할 수 있었단다.

글 : 이창욱 기자·changwooklee@donga.com
어린이과학동아 2018년 15호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