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핵융합의 원리

태양의 에너지를 지상에서 꽃피우다

  • 확대
  • 축소

 

 

 

 

 

큼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나온다.

레이저 핵융합(관성가둠 핵융함)은 레이저로 초고압의 상태를 만들어 핵을 융합시킨다.

자기가둠 핵융합은 두 가지 대표적인 방식이 있다. 자성으로 플라스마를 가둬 핵융합을 일으킨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물리공식인 ‘E=mc2’은 아인슈타인이 1905년 ‘질량-에너지 등가원리’를 다룬 논문에서 처음 등장한다. 이 공식은 원자핵 반응에서 나타나는 질량결손(줄어듦)이 에너지로 바뀔 수 있음을 암시했다. 하지만 정작 아인슈타인 본인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이를 처음 제대로 알아챘던 사람은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였다. 1921년 독일인 학자가 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의 원리’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할 때, 그는 아인슈타인의 공식을 통해 원자핵의 엄청난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발견은 핵분열 반응에 적용됐고, 훗날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를 통해 원자폭탄으로, 페르미 자신에 의해 원자력 발전으로 실현됐다.

한편에서는 핵분열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영국의 물리학자 프랜시스 애스턴은 원자의 질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해 헬륨 원자 하나의 질량이 수소 원자 네 개의 질량보다 약간 작음을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영국의 아서 에딩턴은 1920년 ‘과학 진보를 위한 영국 연합회의’에서 “네 개의 수소가 결합해 헬륨 하나를 만든다면, 항성(별)에서 질량이 에너지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로 이후 양자역학이 발전하면서 태양과 같은 별의 에너지원이 핵융합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가운데로 내려가는 ‘롤러코스터’의 원리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는 U자 모양의 궤도를 움직이는 롤러코스터가 있다고 해보자. 롤러코스터가 마지막으로 멈추는 지점은 가장 낮은 가운데 지점일 것이다. 그곳이 위치에너지가 가장 작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원소 역시 마찬가지다. 원소에는 ‘질량결손 에너지’라는게 있다. 이 에너지가 크면 그 원소는 과잉 질량을 지닌다. 그러면 마치 높은 위치에너지를 지닌, 즉 궤도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롤러코스터처럼 불안정해진다. 이런 원소는 에너지를 방출하며 안정적인 원소로 변한다. 원소별 질량결손 에너지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원소번호 26번인 철에서 최저점을 갖는다. 철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별의 중심부에 철이 있는 것도 그 이유다.

원자번호가 철보다 작은 원소는 여분의 질량을 가진다. 따라서 가벼운 두 원자들이 서로 결합해 과잉 질량을 에너지로 방출하면서 안정적인 원소가 된다. 반대로 원자번호가 철보다 큰 원소는 분열을 일으켜 안정적인 원소가 된다. 가벼운 두 원자가 결합해 무거운 원자를 만드는 과정이 핵융합이고, 무거운 원자가 가벼운 원자로 쪼개지는 과정이 핵분열이다.

원자핵은 양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에 서로 밀어내는 힘(쿨롱 반발력)을 갖고 있다. 이를 이겨내고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상당히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원자핵을 고온의 플라스마 상태로 가열해야 한다. 하지만 양자역학적 터널링 효과를 이 용하면 이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일단 ‘쿨롱 장벽’만 넘어간다면 원자핵들은 강한 상호작용(강한 핵력)이 작용하는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고 핵융합은 쉽게 발생할 수 있다.

핵융합을 하게 되면 반응 전과 후의 양성자와 중성자 수는 보존되지만 질량이 변한다(질량결손). 이 질량이 아인슈타인의 E=mc2 공식에 따라 질량결손 에너지가 되고, 핵융합 에너지가 된다. 비록 변하는 질량은 매우 작지만, 여기에 빛의 속도의 제곱이라는 매우 큰 양을 곱하기 때문에 상당히 큰 에너지를 얻게 된다.

인류가 핵융합의 원리를 처음 이용한 것은 수소폭탄을 통해서였다. 2차 대전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핵분열을 이용하는 원자폭탄보다 더 강력한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핵융합에 막대한 자원을 투자했다. 결국 미국이 텔러-울람 배열(먼저 핵분열을 이용한 핵폭탄을 터뜨린 뒤 그 에너지로 수소폭탄을 터뜨리는 다단계 수소폭탄 설계 방식)을 기초로 한 수소폭탄을 개발해 1952년 11월 ‘아이비-마이크’라 불린 최초의 핵융합 폭탄 실험을 했다. 그러나 군사 목적으로만 연구된 것은 아니었다. 같은 시대에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의 많은 과학자들은 핵융합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연구 즉, 핵융합 에너지 연구를 시작했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INTRO. 인류최후 에너지 핵융합
PART1. 에너지 비정상회담
PART2. 핵융합의 원리
PART3. 핵융합의 장점과 발전
PART4. 핵융합 실현 기술
PART5. 핵융합의 난관
PART6. 핵융합 선진국의 주역 케이스타
BRIDGE. 김기만 국가핵융합연구소 신임 소장 인터뷰
PART7. 인류의 꿈이 모였다 이터(ITER)

글 : 나용수 ysna@snu.ac.kr
과학동아 2014년 12호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