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꿈, 화성에서 찾다

➊ 붉은 행성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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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반으로 덮인 표면이 보인다. 비록 바다는 없지만, 산맥과 협곡이 있고 극지방으로 가면 하얀 얼음도 볼 수 있다. 바람과 폭풍이 이는 대기도 익숙하다. 마치 고원이나 사막 같다. 하지만 이곳은 지구가 아니다. 지구와 가장 비슷한 행성이자, 지구 바로 바깥에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이웃 행성인 화성이다.

달에 발자국을 찍은 지 45년, 이제 인류는 화성에 발을 디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단순한 탐사를 넘어 이주까지 꿈꾸는 사람도 있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시점은 2030년대. 겨우 15년 남짓 뒤면 우리는 화성에 ‘거주’하는 첫 인류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화성은 지구와 형제처럼 태어났다

인류는 왜 화성에 주목할까. 바로 화성과 지구가 탄생을 함께 한 형제 행성이기 때문이다. 거리도 가깝고, 지구와 어느 정도 비슷하다. 인류가 지구 아닌 곳에 살기로 작정한다면 화성을 첫 번째 후보로 꼽지 않을 이유가 없다.

먼저 기원을 보자. 태양계의 행성은 태양이라는 별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거의 동시대에 만들어졌다. 별이 태어나기 전에는 넓은 공간의 가스물질이 모이는 과정에서 대규모의 회전 원반이 나타나고, 이들이 응결되고 합쳐져 점점 더 큰 덩어리로 자라났다. 덩어리는 주변의 가스물질과 작은 덩어리들을 계속 흡수했고, 결국 자신의 궤도에 있는 대부분의 물질을 끌어 모아 하나의 행성이 됐다.

태양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특성이 다른 두 가지 형태의 행성들이 태어났다. 원시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차가운 공간에서는 얼음이 쉽게 만들어졌고 얼음이 행성의 성장과 완성을 가속했다. 이 행성은 거대가스행성이 됐다(목성, 토성, 천왕성 등). 반면 원시태양에 가까운 따뜻한 공간에서는 얼음이 잘 만들어지지 않았고, 암석질의 물질이 나중에야 서로 결합하게 됐다. 행성의 성장은 더디게 진행됐고, 결국 작은 암석행성들이 만들어졌다. 지구와 화성은 바로 이 때 함께 태어난 암석행성 형제다.

화성과 지구가 태어나던 46억 년 전, 태양계의 행성이 있던 공간은 안정되거나 조화로운 환경이 절대 아니었다. 행성 표면에 크고 작은 원시 행성체들이 마치 대폭격을 퍼붓듯 연이어 충돌했다. 이 충돌은 행성의 거죽만 바꾼 게 아니었다. 자전축을 비틀고 지형까지 바꿔놓았다. 때로는 위성을 낳았다. 지구 주위를 도는 달역시 당시 지구가 겪었던 초대형 충돌의 결과였다. 지구표면에는 수백 개의 대형 충돌흔적이 남아있으며, 그중 일부는 공룡의 멸망을 일으키는 등 지구의 생태환경을 크게 바꿔놨다. 화성도 비슷하다. 화성 표면에는 지름 1km보다 큰 충돌 흔적이 무려 60만 개 이상 있다.
 
여전히 미지의 행성

이렇게 많은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자들은 아직 화성에 대해 잘 모른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주의많은 비밀을 밝혀냈고 별과 행성계의 탄생에 대해서도 방대한 정보를 수집한 것에 비하면 의외의 결과다. 우리는 화성이 아닌 지구에서만 생명이 번성하게 된 이유나 과거의 화성이 오늘날과 다른 점, 대기 조성이나 지질 활동의 차이 등에 대해 정보가 부족하다.


화성 자체도 지구와 비교해 참 재미있는 행성이다. 화성은 지름이 지구의 반 정도로 작지만, 자전 주기는 거의 비슷하다. 자전축이 공전축에 대해 기울어진 정도도 거의 비슷하다. 차이라면 태양과의 평균거리 정도다. 화성과 태양 사이의 평균거리는 2억3000만km로 지구와 태양 사이의 1억5000만km보다 약간 크다. 그런데 불과 수 천만km의 차이가 화성과 지구를 이렇게 다르게 만들었을까. 혹시 지구와는 다른 소행성체와의 충돌이나, 그밖에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했던 다른 원인때문은 아닐까.

이 모든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성 탐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난관이 있다. 거주는 커녕 방문부터가 고난이다. 지구는 공전주기가 365일이지만 화성은 687일이다. 이 때문에 지구와 화성 사이의 거리는 극적으로 크게 변하는데, 가까울 때는 5500만km까지 접근하지만 멀어질 때는 거리가 4억km까지 벌어진다. 4억km가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달과 비교해보면 된다. 인류는 겨우 38만km 떨어진 달에 몇 번밖에 다녀오지 못했다. 이보다 수백배 나 먼 곳까지 무사히 여행하는 게 가능할까. 산적한 기술적, 생물학적, 천문학적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지, 다음 이야기에 주목해보자.

글 : 변용익 기자
에디터 : 윤신영
과학동아 2014년 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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