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ech] 여름 햇살 뒤흔드는 매미의 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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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_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2012년부터 ‘한국산 매미 소리 도감’을 제작하고 있다. 올해 가을 출간 예정인 책의 내용 일부를, 음향학자와 곤충학자인 저자의 글로 4회에 걸쳐 소개한다. 본문에 나오는 매미 소리가 궁금하다면, 필자(윤기상)의 블로그(blog.naver.com/ cicadasound)를 방문해 직접 들어볼 수 있다.


내가 한반도 대표 매미, 참매미

‘매미’라는 이름은 왜 생겼을까. 어린 아이에게 물어도 ‘맴 맴 맴 맴’하는 소리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실제로 이 소리를 흉내 내 ‘맴이’라고 부르다가 ‘매미’가 되었다. 이 ‘맴 맴’ 소리의 주인공이 참매미다. ‘참’ 자가 붙은 데서 알 수 있듯, 한반도 매미의 대표다.

일반적으로 초록색을 띤다. 하지만 참매미가 많은 아파트 단지에서 관찰하다 보면 간혹 붉은 색의 변이를 관찰할 수 있다. 인천 앞바다의 섬에서는 노란색에 가까운 참매미도 관찰 할 수 있다. 재밌는 사실은 아무리 색채변이가 있어도 날개는 완전히 투명하다는 점이다.

7월부터 9월까지 볼 수 있지만 8월에 개체수가 가장 많다. 흐린 날에도 잘 울며, 평지와 산 모두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경기 북부에서 특히 더 많은 개체를 관찰할 수 있으며, 중국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몸길이는 약 35 mm다.

참고로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보면 ‘맴 맴’ 거리는 매미소리가 배경음으로 자주 들린다. 하지만 이것은 ‘민민매미’라는 다른 종이다. 참매미와 생김새와 소리가 비슷해 구별이 어려운데, 실제로 둘은 친척 관계다.


소음 문제의 주범, 말매미

몸집이 크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대표적인 남방계 매미로, 한국산 매미 중 가장 몸집이 크다. 몸 길이만 약 40mm다. 소리도 매우 커서 다른 매미가 같은 나무에서 경쟁하기 매우 어렵다. 가장 더운 8월에 번성하며 발견하기도 가장 쉽다. 왕매미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틀린 명칭이다.

40대 이상 어른들은 “예전 매미는 ‘맴 맴 맴’하고 울었는데 매미소리가 바뀐 것 같다”며, “외래종이 들어온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하지만 아니다. 수가 적었던 말매미가 가로수인 플라타너스와 벚나무 때문에(이들 나무를 유난히 좋아한다) 급속히 증가했을 뿐이다.

한 나무에서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붙어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몸은 대체로 검은데, 성충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황금색 가루를 뒤집어 쓰고 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루가 떨어져 검게 보인다. 중국, 대만, 일본 등 동아시아에 넓게 분포한다.


방충망 위의 작은 명창, 애매미

몸길이 30mm로 아이(애)처럼 작고 귀엽다고 해서 애매미가 됐다. 온몸이 푸른색이며, 전국의 평지와 산에 폭넓게 산다.

밝은 것을 좋아해 방충망에 곧잘 붙으며, 높은 곳까지 올라온다. 경기도 시흥시의 아파트 17층에서 관찰한 적도 있다. 참매미도 방충망에 붙어 울지만, 높은 층까지는 잘 올라오지 않는다. 더운 여름날 밤에 상가가 밀집한 거리에서는 밝은 간판에 붙어 있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애매미는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잘 운다. 날이 흐리거나 비가 와도 잘 울지만, 경계심이 강해 가까이 다가가면 도망간다.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도 볼 수 있다.



김기경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연구사로 재직하며 곤충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자생생물 소리도감 발간도 총괄하고 있다.

윤기상
대전 전민고등학교 과학(물리)교사. 물리학과 환경학을 공부하고 매미소음문제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국립생물자원관 ‘한국산 매미소리 도감’ 제작에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글 : 윤기상, 김기경
에디터 : 윤신영 ashilla@donga.com
과학동아 2013년 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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