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3. 미백 화장품, 얼마나 효과있나

  • 확대
  • 축소
수은 화장품, 왜 해로운가
수은이 지나치게 들어가 있는 미백 화장품을 사용했다는 사람의 후기를 찾았다. 처음에는 빠르게 피부가 하얘졌다고 한다. 하지만 단기적인 효과일 뿐이다. 점점 부작용이 나타나는데 가려움증이나 뾰루지는 가벼운 편이며, 피부가 상해 고름이 생기기 일쑤다. 게다가 수은이 체내에 누적돼 두통이나 불면증, 건망증, 우울증까지 나타나기도 한다(수은 중독에 대해서는 96~97쪽 인포그래픽을 참고하자). 우리나라에서는 화장품 속의 수은을 1ppm 이하로 엄격하게 제한한다.

그런데 왜 처음에는 수은이 효과가 있는 걸까. 멜라닌이 있는 피부 세포를 빠르게 없애기 때문이다. 문제는 멜라닌이 있는 세포만 골라서 없애는 것이 아니며, 멜라닌이 있는 세포를 빨리 없애는 것이 도리어 피부 건강에 해롭다는 점이다.

피부는 50~100㎛ 두께의 표피와 바로 아래 2~3mm 두께를 가진 진피로 나뉜다. 표피는 표면부터 순서대로 각질층, 과립층, 유극층, 기저층으로 구분된다. 멜라닌을 만드는 세포인 멜라노사이트는 표피의 맨 밑에 있는 기저층에 있다. 자외선 과다로 피부가 자극을 받으면 티로시나아제 효소가 멜라노사이트 안에 있는 단백질인 티로신을 산화시킨다. 산화된 티로신은 멜라닌을 만들고, 이 멜라닌이 각질층으로 올라오면 피부가 검게 보인다.

기저층에서 멜라닌이 생성되어 각질층까지 올라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30일. 멜라닌이 올라온다기보다는 새로 만들어진 피부세포가 오래된 피부세포를 밀어 올리는 것이다. 오래된 피부 세포는 각질이 돼 떨어져 나가고 바로 밑 과립층에 있던 새 피부세포가 올라와 새로운 각질층이 된다. 여름철에 태운 피부가 겨울이 되면 하얘지는 것은 멜라닌이 분해된 것이 아니라 멜라닌이 들어 있는 표면 피부세포가 각질이 되어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즉, 자외선 차단제를 한 달 이상 꾸준히 바르면 하루아침에 피부가 하얘지지는 않지만 약 한 달 뒤에는 멜라닌이 없는 피부세포가 올라오기 때문에 피부가 점점 하얘진다.
 
미백 화장품의 원리는?
자외선 차단제가 멜라닌을 만드는 자외선을 차단한다면, 미백 화장품은 자외선을 받은 뒤 멜라닌이 만들어지지 않게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이미 만들어진 멜라닌을 분해해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오해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 미백 성분으로 등록된 물질은 모두 8가지다. 닥나무추출물, 알부틴, 에칠아스코빌에텔, 유용성감초추출물,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 나이아신아마이드, 알파-비사볼올, 아스코빌테트라이소팔미테이트다. 이 물질을 이용해 로션이나 액제, 크림, 마스크 팩 등으로 만든 것이 미백 화장품이다. 식약청은 미백물질 농도가 일정 기준 이상 되어야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하고 있다. 미백 물질은 일정량 이상이 되어야만 실제로 효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미백 물질이 직접 피부를 하얗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대체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일까. 닥나무추출물과 알부틴, 알파-비사볼올, 유용성감초추출물은 멜라닌을 만드는데 관련된 효소인 티로시나아제가 활성화되는 것을 막는다.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와 에칠아스코빌에텔, 아스코빌테트라이소팔미테이트는 티로시나아제 효소에 자극받은 티로신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준다. 최근 미백 물질의 대세라는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이미 생성된 멜라닌이 멜라노사이트에서 각질형성세포로 넘어가는 단계를 억제한다. 멜라닌이 실제 피부 세포에 들어가는 마지막 단계를 막는 셈이다. 거듭 말하지만 가장 초기 단계에서 자외선을 막는 자외선 차단제가 가장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미백 물질은 무엇일까. 화장품에서는 나이아신아마이드가 대세지만 진짜 미백 물질은 의약품으로 처방되는 ‘하이드로퀴논’이다. 하이드로퀴논은 주로 피부 연고로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물질이 4% 이상 함유된 연고를 구입하려면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 2% 연고는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하이드로퀴논 연고는 미용이 아닌 의료 목적으로 사용한다.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미백 화장품과는 치료 방법 자체가 다르다. 멜라닌이 있는 피부 세포를 직접 파괴해 새로운 피부 세포가 자라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피부에 자극이 생기고 부작용이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이 물질마저 멜라닌을 직접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

김은기 인하대 생명화학공학부 교수는 “고분자 물질인 멜라닌만 골라서 파괴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멜라닌이 있는 피부세포를 제거하고 새로운 피부 세포를 재생시키는 방법으로 미백 효과를 나타낼 순 있다”고 말했다. 백옥같이 흰 피부를 갖는 길은 참 멀고도 험하다.

미백 화장품은 멜라닌이 생성되는 것을 막을 뿐, 이미 검게 변한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미백 물질이 직접 피부를 하얗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대체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일까. 닥나무추출물과 알부틴, 알파-비사볼올, 유용성감초추출물은 멜라닌을 만드는데 관련된 효소인 티로시나아제가 활성화되는 것을 막는다.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와 에칠아스코빌에텔, 아스코빌테트라이소팔미테이트는 티로시나아제 효소에 자극받은 티로신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준다. 최근 미백 물질의 대세라는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이미 생성된 멜라닌이 멜라노사이트에서 각질형성세포로 넘어가는 단계를 억제한다. 멜라닌이 실제 피부 세포에 들어가는 마지막 단계를 막는 셈이다. 거듭 말하지만 가장 초기 단계에서 자외선을 막는 자외선 차단제가 가장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미백 물질은 무엇일까. 화장품에서는 나이아신아마이드가 대세지만 진짜 미백 물질은 의약품으로 처방되는 ‘하이드로퀴논’이다. 하이드로퀴논은 주로 피부 연고로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물질이 4% 이상 함유된 연고를 구입하려면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 2% 연고는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하이드로퀴논 연고는 미용이 아닌 의료 목적으로 사용한다.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미백 화장품과는 치료 방법 자체가 다르다. 멜라닌이 있는 피부 세포를 직접 파괴해 새로운 피부 세포가 자라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피부에 자극이 생기고 부작용이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이 물질마저 멜라닌을 직접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

김은기 인하대 생명화학공학부 교수는 “고분자 물질인 멜라닌만 골라서 파괴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멜라닌이 있는 피부세포를 제거하고 새로운 피부 세포를 재생시키는 방법으로 미백 효과를 나타낼 순 있다”고 말했다. 백옥같이 흰 피부를 갖는 길은 참 멀고도 험하다.



피부 미백, 앞으로는 맞춤형으로

시간이 흐르고, 까무잡잡한 피부도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흰 피부를 선호한다. 최근 미백 물질 개발 방향은 천연 식물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우세하다. 일본 화장품기업인 시세이도에서 특허를 갖고 있는 알부틴도 처음에는 덩굴월귤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이었다. 닥나무추출물은 아모레퍼시픽에서 찾아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박종희 아모레퍼시픽 연구원은 “최근 천연물 중심으로 소재를 많이 찾고 있으며, 발효 기술을 이용해 본래 들어있는 적은 양의 유효 성분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하도록 개발하기도 한다”며 “앞으로는 개인의 유전자에 따라 피부색이 결정된다는 이론에 근거해 개인 맞춤형 화장품이 개발될 것”이라며 미백 화장품의 방향을 제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미백 화장품.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이 만들어낸 과학 기술의 산물이지만 지나친 맹신은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준다는 헛된(?) 꿈을 심어주기도 한다. 3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바깥 활동이 늘어나는 시기다. 자외선 차단제를 쓰는 것도, 미백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히 기억하자. 하루 이틀 만에 미백 효과가 나타난다는 화장품은 일단 의심부터 해야한다는 것을. 그리고 이미 만들어진 검은 피부는 때가 벗겨지듯 각질층이 벗겨져야 사라진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고 50~100㎛두께밖에 안되는 얇은 표피를 빨리 벗겨내려는 시도는 하지말자. 궁금하다고? 궁금하면 500원…은 아니고 과학동아 2월호를 찾아보자. 98쪽을 보면 각질과 때에 대한 사소한 진실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다.

 

글 : 오가희 기자
도움 : 김은기(인하대 생명화학공학부 교수), 박종희, 나용주(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연구원)
과학동아 2013년 0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