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신소재 백화점 우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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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을 할때 무중력과 1백20℃의 고온,그리고 영하 1백20℃의 극저온을 견뎌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더욱이 공기도 없다.하지만 사람들은 불안해하지 않고 우주여행을 꿈꾼다.우주복을 이루는 첨단 소쟂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주복을 입고 우주선 밖으로 나오면 8-10시간을 버틸 수 있다.우주복에는 산소공급장치,배터리,냉각수 등이 들어있는데 이것이 우주복의 사용시간을 결정한다.우주복을 입고 우주선 밖으로 나오면 8-10시간을 버틸 수 있다.우주복에는 산소공급장치,배터리,냉각수 등이 들어있는데 이것이 우주복의 사용시간을 결정한다.
 

뉴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은 것이 2030년쯤 가능하리라 기대되는 우주여행이다. 물론 이때의 우주여행은 오늘날의 해외여행과 같은 수준을 의미한다. 그렇게되면 새해 아침의 해맞이를 동해가 아닌 화성이나 달나라에서 하는 것으로 꿈꾸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해외여행과 달리 우주여행을 위해서는 갖춰야할 조건이 있다. 바로 우주복이다. 지구와는 다른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에 우주복은 우주여행의 필수품이다. 그렇다면 우주복이 갖춰야 할 조건과 기능은 무엇일까. 신소재의 백화점으로 불리는 우주복이 어떻게 그 역할들을 수행하는지 살펴보자.

산소 100%, 압력 0.3기압

우주공간에는 대기압이나 산소를 비롯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 갖춰져 있지 못하다. 이 말은 지구와 같은 환경을 달고 다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주선 안에서라면 압력을 적절히 조절해 특별한 우주복 없이도 활동할 수 있으나 우주선 바깥에서는 우주복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

20%의 산소와 80%의 질소로 구성돼 있는 지구의 대기는 약 5.5km의 해발고도에서는 공기밀도가 지상에 비해 약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약 12km가 되면 공기층이 너무 얇아져서 압축산소마스크도 더 이상 제기능을 못한다. 해발고도 약 19km 이상의 높이에서는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고 우리 몸속의 체액이 액체상태로 있기 위한 압력을 유지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변의 공기압력이 너무나 낮아 몸속에 있는 체액이 끓어 넘칠 것이다. 우주복이 필요한 이유다.

우주왕복선용 우주복은 약 29kPa(0.3기압)정도의 압력이 유지된다. 그리고 우주복 속에는 20%가 아닌 100% 산소가 들어있다. 따라서 우주복을 입은 사람은 우주복을 입지 않은 채로 해수면 높이에서 호흡할 수 있는 산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산소를 마시게 된다. 그러므로 우주왕복선이 출발하기 수시간 전부터 우주인들은 순수한 산소를 호흡하면서 사는 방법에 적응해야 한다. 몸속에 용해돼 있는 질소가 없어져야만 압력이 감소됐을 때 이것이 가스방울로 방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복의 또다른 기능은 우주 공간의 극단적인 온도변화로부터 우주인을 보호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주 공간은 태양빛을 흡수하는 대기층이 없어 태양빛이 닿는 쪽과 반대편이 약 1백20℃ 정도의 고온과 -1백20℃ 정도의 극저온을 나타낸다. 이런 온도 변화의 폭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우주복의 임무다.


장갑의 손가락 끝부분은 감도를 높이기 위해 실리콘 고무로 만든다.장갑의 손가락 끝부분은 감도를 높이기 위해 실리콘 고무로 만든다.


맞춤 우주복

우주왕복선을 위한 우주복은 최소 8년 정도의 사용기한을 갖도록 설계된다. 그리고 주어진 임무나 파견장소에 따라 특수하게 제작되므로 여러 벌을 만든다. 화성이나 달 여행 때와 달리 우주왕복선은 지구궤도상에서 사용될 것이므로 진공과 거의 무중력에 가까운 상태에서 견디도록 설계된다. 헬멧, 통신장비, 몸통, 장갑과 장화 등으로 구성된 우주복은 비상시 우주선을 이탈해야 할 경우 갑작스런 노출에 따라 생기는 압력을 보상할 수 있어야 한다. 팽창주머니가 부착돼 있어 탈출시 우주선의 산소를 제공받아 팽창된다. 우주선 안의 압력이 떨어지면 자동적으로 팽창하도록 설계되는데, 지구로 귀환할 때는 승무원들이 혼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동으로 작동되기도 한다. 또 우주복은 배와 다리 부분을 눌러 줌으로써 우주선이 지구중력상태로 되돌아 올 때 승무원 몸 속의 피가 아래쪽으로 몰리는 것을 막아준다.

우주왕복선의 개방화물칸이나 우주공간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외부활동장치(EMU)가 부착된 우주복을 입어야 한다. 이 옷은 기존의 우주복보다 훨씬 내구성이 있고 유연하며 교환 가능한 부품들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윗몸통, 아랫몸통, 팔, 장갑 등이 서로 다른 크기로 제작돼 남녀에 따라 또는 부여된 임무에 맞게 쉽게 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 우주복은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경제적이다.

장갑 한 짝에 2천4백만원


러시아가 만든 달우주복 러시아가 만든 달우주복


우주복은 여러 가지 서로 다른 기능을 지닌 직물이 여러겹 겹쳐져서 만들어진다. 우주인의 피부에 가장 가까운 쪽에는 국수가닥과 같이 생긴 플라스틱 튜브를 약 92m 가량 직물 속에 넣어서 만든 옷이 있다. 이것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승무원들이 우주공간에서 활동할 때 우주복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면 물이 튜브 속을 흘러가면서 냉각된다. 사람의 몸에서는 엄청난 열이 발생하므로 냉각수는 우주복에서 꼭 필요한 존재다. 그 옷 위에는 가벼운 나일론 직물로 된 송풍관이 장착된 층이 있어 안락감을 높인다. 그 위로 여러 겹의 직물이 있는데 주로 네오프렌 고무가 코팅된 나일론 직물로 구성돼 있다.

허리, 팔꿈치, 어깨, 손목, 무릎, 그리고 발목부분에는 고무와 베어링이 들어있어 활동성을 향상시킨다. 우주복을 단면으로 잘라보면 단열을 위한 알루미늄 코팅 특수섬유(Mylar)가 다섯겹 있고, 네 층의 폴리에스터(Dacron) 부직포 층이 있다. 또 그 위에 단열과 마모방지를 위한 두겹의 폴리아미드 섬유(Kapton)층과 테프론이 코팅된 직물이 자리잡고 있다. 가장 바깥 층은 하얀 테프론 직물로 열과 추위로부터 우주인을 보호하고 압력을 유지시킨다. 또 작은 유성체와 충돌하거나 달 표면을 걸을 때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마모와 찢어짐에도 안전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우주복을 입을 때는 우선 아래 몸통 부분을 입고 우주선의 벽에 고정돼 있는 윗몸통속으로 미끌어지듯 들어간다. 우주복의 윗몸통은 유리섬유로 된 딱딱한 껍질로 둘러싸여 있으며 생명보조장치와 표시장치가 부착돼 있다. 윗몸통과 아랫몸통은 물과 가스가 냉각과 배기를 위해 흘러서 돌아올 수 있도록 잘 연결돼야 한다.

한 짝에 2천4백만원이나 하는 장갑의 손가락 끝부분은 장비를 조작할 때의 감도를 높이기 위해 실리콘고무로 만들어진다. 압력밀봉장치가 장갑과 몸체우주복의 연결부위에 장착돼 있다. 발사시에 끼는 검은 고무로 된 압력장갑 위에 작업용 장갑을 덧끼고 사용한다.

우주복 무게 48kg

장갑을 낀 후에는 작은 유성체나 자외선과 적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갖는 헬멧을 착용한다. 헬멧은 강한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다. 태양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금으로 도금된 창이 헬멧의 앞쪽에 붙어 있다. 우주복과 보조장비는 기계적인 연결장치나 접착제를 사용해 연결한다. 이때 사용되는 소재는 곰팡이나 박테리아의 성장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행 후에는 반드시 우주복을 세탁하고 건조시킨다. 우주복의 압력장화 위에 덧신도록 돼 있는 작업용 장화의 안창은 실리콘고무이며 바깥은 금속섬유로 만든 직물이다. 발가락부분과 장화의 안쪽은 가벼우면서도 단열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우주복을 모두 차려 입었을 때의 무게는 약 48kg 정도여서 우주공간에서의 작업이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티탄섬유를 우주복 재료로 사용하려고 한다. 머지않아 훨씬 가벼운 우주복이 우주여행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유혹하며 백화점 쇼윈도에 등장하지 않을까.

글 : 박종래 교수
과학동아 2000년 0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