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10번째 행성은 없다

적외선 관측 결과 존재 안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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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왕성은 행정 X 해명의 열쇠였다. 사진은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해왕성은 행정 X 해명의 열쇠였다. 사진은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
 

'이제 더이상 태양계의 10번째 행성에 대한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 10번째 행성은 없다.'

최근까지 천체반구의 약 70퍼센트에 이르는 지역의 적외선파장을 조사해온 일군의 천문학자들은 이제 단언적으로 미지의 행성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다. 이들은 그간 10번째 행성-흔히 '행성X'로 불린다-이 있을만한 자리로 가장 기대가 높았던 켄타우루스(Centaurus) 성단에서조차 행성의 기미는 눈을 씻고도 찾을 수 없었다고 보고했다.

50여년전부터 많은 천문학자들은 해왕성과 명왕성 사이에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행성이 또하나 있을 것이라고 믿어왔다. 이런 믿음이 생기게 된 근저에는 천왕성(Uranus)의 운동을 살펴본 결과, 태양 외에 어떤 다른 행성이 서로 천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1930년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우는 천왕성에 영향을 주는 것이 명왕성이 아닐까 관찰해봤지만 그러기엔 이 막내행성이 너무 적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행성X에 대한 가장 공신력 높은 보고는 미국해군관측소의 봅 해링튼이 제출한 것이었다. 그는 이 가설상의 행성이 궤도상에 있다면 천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컴퓨터모의실험(simulation)을통해 밝혀냈다. 당시 그는 이 행성의 위치가 궁수자리(Sagittarius)와 전갈자리(Scorpious) 사이에 있을 것이라는 추론도 세웠다.

10번째 행성의 존재는 해왕성의 궤도이탈 경향으로도 증명되는 것이었다. 천문학자들은 행성 X의 영향으로 해왕성이 예측됐던 자리를 조금씩 어긋나는 궤도이탈현상을 보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89년 보이저2호로 해왕성을 관측해 본 결과 이런 이탈현상은 결코 두드러진 것도 아니며 단지 이해부족에서 생긴 오류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링튼은 런던에서 열린 왕립천문학회 모임에서 자신의 계산방식을 바꾸어 이 변화된 사실에 맞추려고 했다. 그는 행성X의 공전궤도가 타원형이며 주기는 1천년, 3백년전에 태양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다고 주장했다. 또 이 행성은 명왕성보다 50퍼센트정도 더 먼곳에 있었으며 태양계 면에 30도정도 기울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계산결과 결국 행성X는 켄타우루스와 하이드라 사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고 해링튼은 뉴질랜드 블랙 버치에 있는 천체망원경을 사용해 이 지역을 집중적으로 관찰해왔다. 그러나 그 자신도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결국 해링튼도 최근에는 행성X가 천왕성의 부스러기일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조심스레 얘기하곤 했다.

런던 웨스트필드대학의 마이클 로완 로빈슨씨의 견해는 이보다 훨씬 비관적이다. 그는 적외선관측망원경(IRAS)으로 이 행성X를 찾아온 결과 "나는 이 행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70퍼센트정도로확신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천왕성에 영향을 줄 만큼 큰 행성이 있었다면 그만한 적외선을 방출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적외선관측위성에 잡히지 않았을 리가 없다는 견해다.

로완 로빈슨은 IRAS가 실은 헬륨냉각제가 바닥날 때까지, 별이 너무 많아서 행성X가 있다해도 찾아내기 힘든 은하중심만 빼고는 거의 우주전 영역을 조사했다. 그는 "설령 행성X가 내가 조사하지 못한 은하수 가까이 있다해도 IRAS의 조사나 어떤 광학(optical)적인 관찰로도 발견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빈슨과 해링튼 두 사람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행성X가 없다는 사실은 명백해진다. 즉 해링튼이 행성X가 있음에 틀림없다고 한 지역에서는 로완 로빈슨이 적외선관측기로 아무 것도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최근의 학회에서 해링튼은 자신이 블랙 버치에서 행성X를 찾아내지 못한 것은 "그 행성이 핼리혜성처럼 표면이 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에대해 로완 로빈슨은 "그렇다하더라도 그가 있다고 주장한 자리에 행성X가 없었다는 사실은 바뀌어지지 않는다"고 되받아쳤다.

글 : 동아일보사 편집부
과학동아 1992년 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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