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의 신소재화

주택난 해소를 위한 신주택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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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에 적합하고 조립식 건설이 가능한 건축재료와 자재가 개발돼야 한다.

과학기술의 근본역할은 인류 복지 증진에 있다. 복지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주택문제이므로 주택 기술의 발전은 국가 사회발전에 핵심요소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에 극심한 주택난을 겪고 있으나 이 분야의 기술수준은 대단히 낙후돼 있다. 정부는 주택기술개발을 90년부터 국책과제로 선정해 집중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주택기술의 문제점과 연구개발 추진방향을, 주로 재료 및 자재 측면에서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뒤처지는 주택 생산기술

현재 우리나라 주택 보급률은 88년 기준으로 69.6%로서 심각한 주택난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88년 한해 동안의 주택건설 실적은 32만호. 주택보급률을 92년까지 72.9%로 만들기 위해서도 매년 45만호씩의 주택을 건설해야 한다. 45만호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9~10조원의 건설비가 소요될 것이며 이는 우리나라 GNP 대비 약 6.7%에 해당되는 막대한 규모다.

최근 정부는 주택난 완화를 위해 1992년까지 2백만호, 그리고 그후 2년간은 매년 50만호씩 주택을 건설해 95년에는 주택보급률을 76% 수준까지 올리겠다고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막대한 건설목표의 달성은 획기적인 기술적 혁신이 선행되기 전에는 실현되기 어렵다. 우리나라 주택건설기술 수준은 습식(濕式)시멘트 콘크리트 기술에 의존한 노동집약적인 현장 공법이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에 주택건설의 생산성이 매우 낮다. 주택자재의 생산과 주택시공 등 주택건설과정을 하나의 공업생산공정으로 검토할 때 공업화율이 일본의 경우 26%, 유럽의 경우는 25%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약 20%에 불과하다. 철근콘크리트의 경우 1㎡당 건설인력은 일본이 20.5인/시간인데 비해 우리는 44.2 인/시간으로 두배에 가깝다. 아파트 난방에너지 소비량도 핀란드의 두배, 프랑스의 세배가 되고 있다.

공업화율이 뒤떨어지는 것 이외에도 국내의 건설경제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요인으로서는 토지가격의 앙등, 인건비의 상승 및 인력난, 그리고 건설자재 공급부족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평균 토지가격은 85년 대비 1.6배나 상승했으며 건설인건비는 84~89년 동안 표준단가를 기준으로 약 46% 상승했고, 건설인력의 노령화가 가속화되고 신규 기능인력 배출이 극히 저조한 편이다. 우리나라 건설 자재는 다양성이 결여돼 있고 조립식과 고층화 건축에 적합한 자재의 종류가 극히 제한돼 있다. 또한 자재의 품질관리가 저조하고, 더욱이 제한된 품목이나마 품귀현상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주택생산성 결여와 건설경제성의 악화문제는 주택생산의 공업화라는 획기적인 전환밖에는 길이 없다고 본다.

주택 유지비 절감도 중요

주택생산의 공업화 개념은 값싼 원료원을 활용해 주택의 구조재 및 내외장재로 사용될 수 있는 우수한 성능의 주택자재를 대량으로 생산함으로써 저렴한 가격으로 자재를 공급하는 일과 이 자재를 이용해 노동력을 절감시키고 공기를 단축시킬 수 있는 특수한 시공법을 채용함으로써 품질이 우수한 규격화된 서민주택을 대량 건설해 싼 가격으로 대량 공급시킬 수 있는 주택생산 및 공급체제를 말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우수 주택자재란 주택의 사용수명이 연장될 수 있으며 수리 난방 등 주택유지비를 대폭 절감시킬 수 있고 또한 초고층 아파트에 적용시키기에 적합한 기능을 보유한 것들을 말한다. 이와 같은 고기능성 주택자재를 예로 들자면 최근 국내에서도 생산돼 고층아파트 건설에 쓰이고 있는 기포경량콘크리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기포경량콘크리트는 수경성시멘트콘크리트 조직내에 아주 미세한(0.1~2㎜) 기포를 형성시킨 것으로 그 비중이 0.4~0.6으로 물보다 가벼우며 단열성이 보통 시멘트콘크리트의 4~5배나 높다. 또한 2~3㎜의 철선을 보강시킴으로써 비구조성 벽체는 물론 구조성 벽체로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별도의 단열재 시공이 필요없으며 경량이기 때문에 초고층 아파트 적용에 매우 유리하다.

기포경량콘크리트와 유사한 새로운 주택재료로는 인공경량골재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비중이 2.7~3.3인 보통 모래나 자갈과는 달리 비중이 0.5~1.0인 합성골재로서, 대개 산화철과 유기물이 적당히 함유된 특수한 조성을 가진 점토를 1천1백~1천2백℃의 온도에서 급속가열 발포시켜 제조한다. 이 인공경량골재는 모래나 천연골재 대신에 사용됨으로써 자체 중량을 크게 절감시킬 수 있고 단위 체적당 보강철근의 소요량도 대폭 낮출 수 있다. 또한 단열효과도 높일 수 있어 최고층 구조체로서 적당하며, 특히 내지진 구조체 시공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30~50층에 알맞는 초경량 자재 개발

우리나라 대도시와 같이 지가가 높은 곳에서는 30층 이상 50층 정도까지의 초고층 고밀도 주택건설이 불가피하다. 초고층의 경우를 생각할 때 설계 자재 시공 관리 등 많은 기술적 문제점이 제기된다. 모든 자재는 경량성이어야 하며 불연성이고 소음과 충격흡수가 가능해야 한다.

특히 우리의 전통 난방방식인 온돌구조를 경량화 조립식화해야 하는데, 이 경우만 하더라도 많은 기술적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즉 가열수단의 개선이 요구되는데, 최근 활발히 개방되기 시작한 심야전력활용 전기온돌시스템이 좋은 예이다.

이 시스템을 채용하자면 전력소모율의 절약에 필수적인 자동전기조작법이 개발돼야 하고 축열 전열 촉진재, 축열성 조립식 세라믹온돌타일, 조립식 단열판재, 스스로 수평조정 기능이 가능한 표면도포재 등 새로운 소재가 개발돼야 할 것이다.

또한 초고층의 창틀에는 고인성(高引性) 경량성 불연성이 있는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며, 내풍압에 충분한 고강도의 유리(toughened glass)가, 그리고 고성능 실링(sealing)재가 채용되어져야 할 것이다.

만일 지하공간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경우 사용되는 자재들이 해당 지역의 지하수에 의해 부식되지 말아야 하며, 강력한 방수처리 기술, 강력 흡수성 수지를 활용한 가변 습도조절기술, 광섬유를 활용한 태양광선 집광 및 전달시스템 등 신소재 활용기술의 도입이 필요하다.

현대 주택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인자는 에너지 절약, 주거환경의 쾌적함, 화재방지 및 방법 등을 위한 안전성의 향상, 주부의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자동화 등이다. 이와 같은 주거생활의 자동화기술을 소위 HA(Home Automation)라 일컫는데, 이 기술의 구성요소는 각종 신호를 자동검지할 수 있는 센서와 이를 자동처리 할 수 있는 마이크로 컴퓨터 그리고 기계적작동을 조작할 수 있는 작동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HA 기술의 확보는 신호검지 기능이 가능한 신소재로 구성되는 각종 센서 제직기술이 우선돼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이 분야의 기술이 미숙한 단계에 있다.

주택운영의 자동화기술 외에 선진국에서는 현재 주택건설 시공에 있어서도 자동화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즉 시공 인건비의 상승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공용로봇을 개발해 벽돌 축조나 페인트 도장, 몰탈의 도벽 등과 같은 단순작업에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의 새로운 주택재료는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매우 미세한 섬유로 보강된, 경량이며 고인성을 갖는 유기·무기 복합재료가 개발될 전망이다. (표)는 주택 및 건축분야에서 신소재기술을 도입한 선진국의 기술개발 추이를 예시한 것이다.
 

(표) 주택 및 건축기술에서의 신소재 관련성(표) 주택 및 건축기술에서의 신소재 관련성


신주택기술 1990

정부에서는 '신주택기술 1990'이라는 주택종합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그 1단계 연구사업(90년 6월~92년 말)의 내용은 공업화 주택의 생산과 보급에 필요한 정책수립과 부지활용, 설계, 핵심 자재 개발 및 이의 시공에 관련된 분야를 우선적으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즉 주택건축을 하나의 공업상품화시켜 주택을 요소부품의 집합체로 간주한 것. 이러한 요소부품의 공업화를 위한 핵심기술을 중점 개발하고 이를 조립시공할 수 있는 시공법, 특히 초고층 밀집주택 시공을 위한 설계와 시공기법을 병행해 개발한다는 것이다.
1단계 국책과제에서 연구될 주택자재개발계획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섬유보강 고인성 무기질 복합재료

시멘트나 석고를 기본 구조재로 하되, 철근을 사용치 않고 유기 및 무기질의 단섬유 또는 기계적 보강효과가 큰 무기질 충전재(filler)를 보강시킨 것으로, 그 기계적 강도가 철근 콘크리트와 대등하면서 비중은 철근콘크리트에 비해 ½~⅓정도로 경량이다. 특히 쉽게 파괴되지 않는, 다시 말해 인성이 높은 복합재료의 개발에 관한 것이다. 이 재료를 대형 판재나 기둥재로 성형키 위해 압출방법을 채택할 예정인데 이는 압출기에서 연속적으로 인출되는 대형의 기물을 연속적으로 양생, 경화시킬뿐만 아니라, 그 중심부에는 동공을 형성시킴으로써 자체 중량을 더욱 감소시킬 계획이다. 또한 표면도 사용자의 기호에 알맞게 미장처리함은 물론 방습처리까지도 병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시멘트질인 경우에는 내외장벽으로 모두 사용될 수 있으며, 석고질의 경우에는 내장벽재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는 못질과 톱질 등의 가공이 가능하다. 이 연구에서는 인체에 무해한 내알칼리성의 보강섬유 및 충전재의 선택과 경제적 배합비율규명에 초점을 둘 것이지만 압출시 작업성 개선을 위한 수지의 혼입도 고려될 것이다. 이 경우 수지의 사용에 따른 경제성과 시멘트나 석고의 수경성 저해 방지 등과의 관련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인공목재 개발

고분자를 주원료로 하고 고분자 경화체내에 미세한 기포나 섬유 및 파상의 충전재를 혼입시킨 일종의 유기계 복합재료로서 못질 등의 처리가 가능하고, 기계적 강도가 천연목재와 거의 같으면서도 난연성인 인공목재 개발에 관한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유기고분자 외에 무기질 재료와의 혼합이 필요하리라 보는데, 목재와 대등한 특성을 갖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특히 경제적인면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인공목재류는 마루 문틀 문 가구 등의 주택부재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석면대체 유기·무기 섬유개발
현재 주택 및 건축자재 개발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는 소위 천연석면의 대체에 관한 문제다. 천연석면은 내알칼리성이 우수하며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슬레이트 등 시멘트제품의 보강재로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천연석면이 발암물질로 판정되어 선진국에서는 이미 사용을 규제하고 있어, 이를 대체키 위한 내알칼리성 인공섬유의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천연석면의 대체물질로서는 폴리아크릴계나 폴리프로필렌 등의 유기고분자를 직경 10㎛ 이하로 방사시킨 것으로 내알칼리성의 개선, 고강도 발현, 내열성 증진 및 미세섬유 방사기술 등에 대한 연구가 요점이 될 것이다. 한편 석면대체 무기재료로서 석고, 산화칼륨-티타늄계 휘스커(whisker), 석탄 피치(pitch)계 카본섬유(carbon fiber) 등도 있으나, 고분자계인 폴리아크릴계 섬유부터 개발할 예정이다.

■특수콘크리트기법(Nonfine Concrete)

이것은 각종 쇄석자갈 중 크기가 8~25㎜인 것만을 사용하되, 쇄석자갈 표면에 시멘트 페이스트(paste)를 도포한 조합물을 콘크리트형 틀에 일시에 부어 넣고 그대로 경화시키는 특수 콘크리트 기법이다. 모래나 철근을 사용치 않고 시공시에도 진동작업이나 다지는 작업이 필요치 않는 장점이 있다. 또 이 기법에서는 시멘트 페이스트가 잘 도포된 자갈의 극히 일부분만이 형틀과 접촉하기 때문에 형틀의 마모손실률이 낮으며 훼손된 부분이 있다손 치더라도 내용물이 좀처럼 외부로 유출되지 않기 때문에 수명이 매우 길다. 그리고 콘크리트 구조자체에 30%정도의 동공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열효과가 우수하며, 또 시공작업이 간단 신속해 인건비 절감효과가 크다. 더욱이 철근과 모래없이 쇄석골재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재 생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공법은 연립식 혹은 빌라형 저층집합주택에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심각한 국면에 처해 있는 우리나라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축재료와 건축자재를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해 공급하고 △노동력과 시공 공기를 단축시킬 수 있는 새로운 시공법을 연구하고 △초고층화와 조립식기법 적용이 가능한 복합재료와 같은 신건축 재료의 국산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를 통해서만 규격화된 주택, 즉 공업화주택이 대량 공급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신주택기술에다 주택의 주거성향상 및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기술, 각종 신소재의 도입, 시공로봇의 채택 등 보다 새롭고 고도화된 주택기술개발이 연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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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형진
과학동아 1990년 0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