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왜 내게 이런 일이!- 스마트폰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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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화면부터 떨어질까?








첫 날, 뭔가 재미있는 게 있어서 스마트폰에 시선을 두고 걸어가고 있었다. 아뿔싸! 걸어오던 사람과 부딪혀 스마트폰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제발 화면만큼은 깨지지 않았으면! 하지만 화면은 어김없이 깨져버렸다. 어휴, 새해 첫날부터 이게 무슨 일이람? 왜 하필 스마트폰이 화면부터 떨어진 거지?


스마트폰은 꼭 화면부터 떨어지는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이와 관련해 이것이 결코 운이 나쁘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1월26일, 영국 애스턴대 로버트 매튜스 방문교수는  스마트폰이 뒷면보다 화면 방향으로 떨어질 확률이 더 높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사람들은 보통 스마트폰의 무게중심보다 아래쪽으로 느슨하게 쥔다. 이 때문에 손가락으로 잡았던 지점을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떨어지게 된다. 이때 스마트폰의 회전 속도는 스마트폰을 회전시키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중력에 관한 회전 운동 미분 방정식을 풀어 구할 수 있다.

계산 결과, 이렇게 회전하면서 떨어지는 스마트폰은 한 바퀴 이상을 돌아 뒷면 방향으로 떨어지기가 어렵다. 사람이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높이는 사람 키의 절반 정도로 그리 높지 않고, 회전하는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화면이 바닥에 부딪히며 떨어질 확률이 더 높다. 매튜스 교수는 “사람들은 이것을 머피의 법칙이라 생각하지만 여기에는 물리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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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오타가!








새해 첫날부터 화면이 깨지는 바람에 기분이 우울하다. 우울한 기분으로 집에 혼자 덩그러니 누워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 그동안 마음에 두고 있었던 후배 수지에게 SNS 메시지를 받았다. 집 앞인데 잠깐 볼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나는 들뜬 마음에 얼른 된다고 답장을 보냈다. 아뿔싸! ‘되지’라고 보내려 했던 메시지가 ‘돼지’라고 잘못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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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이면 이렇게 결정적인 순간에 오타가 나는 걸까?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손에 의한 ‘터치’에 의해 조작되는 터치스크린을 사용한다. 터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터치스크린으로 입력할 때면 의도치 않게 다른 키가
눌리는 경우가 많다. 또 화면도 작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쿼티’ 자판은 컴퓨터 키보드에서 그 모양을 따왔기 때문에 키가 오밀조밀 모여 있어 오타가 생기기 쉽다.

스마트폰에서 오타가 나는 유형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인접키를 누르는 경우와 연속으로 같은 키를 누르는 경우, 입력이 생략된 오류, 입력 순서가 바뀐 오류가 있다. 이런 오류는 어떤 자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개인적인 습관에 따라 다양한 빈도로 발생한다.


 
 
이 때문에 가상 키패드 개발자들은 오타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쓴다. 한 예로 키패드를 개인에게 맞추는 방법이 있다. 사람마다 어떻게 오타가 발생하는지 통계 데이터를 수집해 키보드를 조정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B를 누르고자 할 때 H의 왼쪽 아래 부분을 누른 경우가 많다면, B키의 크기를 오른쪽 위로 확장한다. 즉 실제 자판 모양은 ‘그림 1’과 같이 우리가 알고 있는 모양이지만, 실제로 입력은  ‘그림 2’와 같이 된다.
 빠르고 정확한 자동 수정 기능과 자동 완성 기능?

자동 수정이나 자동 완성 기능의 도움을 받는다면 어떨까? 이 두 기능은 수학적인 알고리즘으로 작동한다. 한 예가 ‘레벤스타인 알고리즘’이다. 이는 두 단어가 얼마나 유사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예를 들어 ‘abc’와 ‘abc’를 비교하면 서로 다른 것이 없으므로 두 글자는 같다.

레벤스타인 알고리즘에서는 두 글자가 같을 때 ‘레벤스타인 거리’가 0이라고 표현한다. ‘abc’와 ‘abd’를 비교하면 세 번째 위치의 알파벳만 서로 다른데, 이것은 레벤스타인 거리가 1이다. ‘abc’와 ‘bca’를 비교하면 구성하고 있는 알파벳은 같지만,순서 배열이 완전히 다른 단어로 레벤스타인 거리는 3이다. 이 알고리즘은 레벤스타인 거리가 길수록 두 단어가 다른 문자라고 판단한다.

레벤스타인 알고리즘을 이용한 자동 수정 및 완성 기능은 두 단어의 레벤스타인 거리에 따른 수정이 몇 번 이뤄져야 정상인 상태로 도달할 수 있는 지를 이용해 작동한다. 사전에 없는 단어를 입력하면 오타로 인식하고, 레벤스타인 거리가 가장 짧은 단어들을 골라서 수정 및 추천해 준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새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이 기능이 작동하지 않도록 끈다. 그나마 자동 완성 기능은 내가 원하는 단어를 정확하게 완성시켜주지 않아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동 수정 기능 같은 경우는 대부분 쓰지 않는다.

그건 한국어에 맞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어는 띄어쓰기를 불규칙하게 해도 잘 소통이 되는 편이다. 예를 들어 ‘물 좀 갖다주세요’를 ‘물좀갖다주세요’라고 해도 의미가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붙여 쓰면 단어 단위로 수정하거나 완성하기 쉽지 않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어는 변형이 많아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하다’라는 단어만하더라도 ‘하여, 하며, 하면서, 하고, 하니…’ 등 변형이 50개가 넘는다.



배터리는 중요한 순간에 바닥날까?







새해부터 되는 일이 없다. 수지를 만나러 나가봤지만 이미 화가 나서 떠난 뒤였다. 씁쓸한 마음에 거리를 혼자 거니는데 수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싸!’하며 전화를 받으려는데, 하필이면 이때 배터리가 떨어져 스마트폰이 꺼지는 게아닌가! 새해부터 머피의 법칙이 나만 따라다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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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사용하다보면 중요한 순간에 배터리가 떨어지곤 한다. 아슬아슬하지만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너무 빨리 닳아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스마트폰 화면 상의 배터리 잔량은 백분율로 나타나 보기에 편하다. 이렇게 액정 화면에 표시되는 배터리 잔량은 어떻게 계산하는 것일까? 이것은 배터리 내부 전압을 측정해 계산한다. 최대 전압과 최소 전압 사이를
100등분하여 화면에 백분율로 표시해주는 것이다. 즉 배터리 내의 전압이 가장 높을 때가 100%, 가장 낮을 때가 0%로 표시된다.

그런데 전압의 변화는 사용량에 따라 일정하게 변하지 않는다. 배터리 용량이 적게 남아 있을수록 전압은 더 급격하게 낮아진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빨리 닳는 것이다.

그 원인은 스마트폰 배터리의 전극 소재에서 찾을 수 있다. 주로 스마트폰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쓰이는데, 배터리 안에는 두 개의 전극이 있다. 양극에는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2), 음극에는 흑연이 주로 쓰인다. 이 소재는 <그래프 1>처럼 배터리가 많이 소모됐을 때 전압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에 따라 화면에 표시되는 배터리 잔량도 빠르게 감소한다. 이 때문에 배터리 잔량이 적게 남아 있을수록 더 빠르게 배터리가 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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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넌 얼마나 사용할 수 있니?

스마트폰을 사용한 지 보통 1~2년쯤 되면 배터리
가 너무 빨리 소모돼 불편하다. 이때쯤 되면 항상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그래서 어딜 가나 충전기,
보조 배터리,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고 다닌다. 또,
콘센트가 있는 자리가 인기가 많다.

실제로 리튬이온 배터리는 보통 500~1000회
이상 충전하면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리튬이
온 배터리를 꾸준히 사용하면 내부 소재의 부피가
변하고, 그러면 소재의 구조도 바뀌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배터리의 전극 소재
는 대략 500~1000회 정도 충전과 사용을 반복하
면 구조가 많이 바뀌고, 이에 따라 급격하게 배터
리 성능이 떨어진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편리해진 점이 많다. 길
거리나 지하철, 버스 등 어디에서나 사람들은 고개
를 숙이고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다. 하지
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화면이 깨지거나, 오타가 발생하거나,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아 불편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일
이 생길 때마다 마치 내가 불운한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러니 스마트
폰을 사용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어도 나만 운이 나
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참고 논문 : 송영길과 김학수의 <다양한 스마트폰 키패드 환경에서 유사 단어 검색을 위한 수정된 편집 거리 계산 방법> 외

글 : 김경환 dalgudot@donga.com
도움 : 엄화진 서강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도움 : 한동욱 자동차부품연구원 선임연구원
도움 : 김민철 ㈜큐키 CEO
수학동아 2016년 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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