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운명은 숫자에서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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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수학을 배울 때 하나, 둘, 셋처럼 숫자부터 배웠죠? 숫자가 수학의 기초이기 때문입니다. 식물 속 수학에도숫자는 가장 기본이 된답니다.

식물은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오는 수에 따라 운명이 결정돼요.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을 들어 보았지요? 틀린 말이 아니에요. 씨앗이 싹을 틔워 맨 처음 나오는 떡잎의 수가 1개냐 2개냐에 따라 평생을 알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떡잎이 1개인 식물은 외떡잎식물의 운명을, 2개인 식물은 쌍떡잎식물의 운명을 지고 살아갑니다.

외떡잎식물인 벼는 세 번째 잎이 나올 때까지는 씨앗의 양분을 먹고 자라요. 그러다가 네 번째 잎이 나면서 뿌리를 내리지요. 마치 벼가 숫자를 셀 수 있는 것처럼 정확해요. 벼의 뿌리는 한 가닥의 굵기가 모두 비슷해요. 할아버지 수염처럼 생겼다고 해서 수염뿌리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하지만 쌍떡잎식물의 뿌리는 가운데 굵은 원뿌리가 있고 주위에 실 같은 곁뿌리가 나요. 곁뿌리에서 또 더 작은 뿌리가 나는데 그 모양을 자세히 보면 뿌리의 전체 모양과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이처럼 부분이 전체를 닮는 현상을 수학에서는 ‘프랙털’이라고 해요. 
 

뿌리 가운데에 굵은 뿌리가 있으면 쌍떡잎식물이다.뿌리 가운데에 굵은 뿌리가 있으면 쌍떡잎식물이다.


쌍떡잎식물은 뿌리뿐만 아니라 잎에서도 프랙털 구조가 나타나요. 잎을 보면 가운데 뼈대와 같은 주맥이 있고 거기서가지처럼 갈라져 나온 측맥이 있어요. 측맥에서 또 작은 잎맥으로 갈라지는데 이 모양이 잎 전체의 모양과 비슷하거든요. 하지만 외떡잎식물의 잎은 단순하게 생겼답니다. 가늘고 긴 잎에 가운데 주맥은 있지만 나란하게 평행을 맞춰선 잎맥만을 가지지요. 그래서 옥수수 잎을 길이 방향으로 찢으면 쉽게 찢어지지만 너비 방향으로는 찢기가 어려워요.

지금까지 살펴본 쌍떡잎식물과 외떡잎식물의 운명은 식물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꽃에서 큰 차이를 나타냅니다. 쌍떡잎식물의 꽃잎개수는 4나 5의 배수예요. 4, 8장 또는 5, 10장처럼 말이죠. 그런데 외떡잎식물의 꽃잎은 3의 배수로 3, 6, 9장이랍니다.

어~, 그럼 3과 4의 최소공배수인 12장의 꽃잎을 가진 식물은 쌍떡잎식물일까요? 외떡잎식물일까요? 이럴 때는 꽃잎의수만으로 둘을 구별하지 못한답니다. 그 대신 잎맥의 모양이나 잎자루가 있는지를 보면 되겠지요.


잎자루가 있으면 쌍떡잎식물

쌍떡잎식물은 줄기와 잎 사이에 잎자루가 있다. 바람개비를 수수깡에 고정시키는 핀처럼 잎을 줄기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외떡잎식물의 잎은 잎자루 없이 잎이 줄기를 감싸는 듯 붙어 있다.
 

꽃잎이 8장인 르위시아는 쌍떡잎식물이다.꽃잎이 8장인 르위시아는 쌍떡잎식물이다.


화려함 vs 식량

쌍떡잎식물은 장미, 무궁화, 해바라기와 같이 꽃이 화려한 경우가 많다. 외떡잎식물은 벼, 보리, 옥수수처럼 주된 식량 자원의 역할을 한다.
 

꽃잎이 3장인 닭의 장풀은 외떡잎식물이다.꽃잎이 3장인 닭의 장풀은 외떡잎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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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재웅 기자
수학동아 2010년 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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