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과학교과서] 뜻밖의 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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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따라잡기

국지성 호우의 정체를 밝혀라!


“교장선생님이 자기 방을 뒤지라고 하셨다고?”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지원군 선배였어요. 날카로운 목소리에 금만이는 고개만 끄덕였지요. 지원군 선배는 혼잣말로 중얼거렸어요.

“어쩐지…. 방문도 잠겨 있지 않고, 금고 번호도 너무 쉽게 풀려서 이상하다 싶었어. 직접 지시하신 일이었구나.”

“그런데 왜 교장선생님이 금만이 네게 시키신 거야? 직접 말씀하시지 않고?”

시원이는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지금까지 지켜본 교장선생님의 성격으로는, 과학동아리 친구들에게 직접 부탁하셔도 이상하지 않았거든요.

“그건….”

“앗, 차가워! 이게 뭐야?”

금만이가 잠깐 주저하는 사이, 시원이 어깨에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어요. 고개를 들었더니 조금 전까지 빛을 발하던 달도, 별도 사라져 있었지요. 한 방울, 두 방울…. 똑똑 떨어지던 물방울들이 한 덩어리로 변해 쏟아져 내렸어요.

“일단 건물로 피하자~!”

지원군 선배를 따라 다들 학교 건물로 정신없이 뛰어갔어요. 하지만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비에 모두 금세 흠뻑 젖어 버렸지요.

“갑자기 웬 소나기야?! 예보에는 없었는데?”

티셔츠를 손으로 짜면서 파부르가 투덜거렸어요. 그러자 얼굴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닦지도 않은 채 금만이가 말했어요.

“그건 대기가 불안정하기 때문이야.”


비주얼 과학 개념 이해하기

뜨거운 공기가 소나기를 쏴아~!

국지성 호우는 보통 반경 10~20km 이내의 좁은 지역에 1시간당 30mm 이상의 비가 내리는 경우를 말해요. 예를 들어 서울 용산구에는 세찬 비가 오는데, 옆에 있는 마포구에는 한 방울도 안 떨어지는 상황이 오면 국지성 호우가 내린다고 말할 수 있어요.

기체나 액체에 열을 가하면, 열을 받아 에너지를 얻은 부분은 가벼워져서 위로 상승하게 돼요. 그럼 위에 있던 차가운 분자들이 아래의 빈 공간으로 밀려 내려와요. 이렇게 열을 받은 분자들이 이동하며 전체에 열을 고루 전달하는 과정을 ‘대류’라고 해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층인 ‘대기’는 햇빛이나 땅에서 올라오는 열 때문에 안에서도 온도 차이가 있어요. 그런데 만약 대기의 아래가 차갑고 위가 따뜻하면 대류가 잘 일어나지 않아요. 그럼 대기가 가만히 머물러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요.

반면 대기 아래쪽이 계속 데워지면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상승 기류’가 생겨요. 이렇게 올라간 공기는 낮아진 온도와 기압 때문에 얼어붙으며 구름을 만들고, 비나 눈을 내리게 하지요.

국지성 호우는 햇빛과 지열 때문에 뜨겁게 달아오른 습한 공기 덩어리가 차가운 공기 덩어리를 만나면서 일어나요. 뜨거워진 공기 덩어리 속 수증기가 차가운 공기 덩어리를 타고 매우 빠르게 상승하면서 위로 높이 쌓인 ‘적란운’을 만들거든요. 적란운은 약 1000만 톤 이상의 수분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아래로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 붓게 되지요. 때로는 천둥번개가 동반된 뇌우가 내릴 때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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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성 호우가 내리기까지

➊ 바다 위쪽에서 수증기를 흠뻑 머금은 공기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➋ 지열로 데워진 공기덩어리에 상승 기류가 생긴다.
➌ 수증기가 찬 공기덩어리를 따라 급격히 상승한다.
➍ 대기의 온도가 0℃ 이하로 떨어지는 높이에 이르면 수증기가 서로 엉겨붙거나 얼며 구름을 만든다.
➎ 적란운의 수명은 약 1~2시간이기 때문에, 국지성 호우는 짧은 시간동안 내린다.


융합 개념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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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2일, 경북 경산의 낮기온이 40.3℃까지 오르며 올해 최고 기온 기록을 세웠어요. 21일에는 서울의 낮기온도 36.6℃까지 올랐구요. 기록으로 보자면 올해 여름은 1972년 기상청이 우리나라 기온을 관측하기 시작한 이후 199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뜨거운 여름이었답니다.

이런 폭염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일어났어요. 중동 지역은 낮 기온이 50℃를 넘었고, 여름 평균 기온이 25℃ 정도에 불과했던 북극해 부근의 알래스카에서마저 30℃가 넘는 기온이 관측됐어요. 지난 7월 19일, 미항공우주국(NASA)는 “올해 상반기 세계기온이 1880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답니다.

대체 왜 지구 전체가 불덩이로 변했을까요? 미국 조지아공과대학의 이매뉴얼 로렌조 교수팀은 지난해 겨울에 생긴 ‘엘니뇨’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어요.

엘니뇨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바닷물 온도가 *평년 온도보다 0.4℃ 이상 높아지는 현상이 에요. 그런데 지난해 겨울에는 바닷물 온도가 평년 온도보다 무려 2.5℃나 높은 ‘슈퍼 엘니뇨’가 발생했지요. 연구팀은 이때 바닷물에 갇힌 적도의 열이 해류를 타고 전세계로 퍼지면서 올여름 폭염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어요.

그럼 우리나라의 폭염도 엘니뇨 때문일까요? 대기 전문가들은 여름 더위의 주원인인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고 있고 위에 대륙에서 온 뜨거운 공기 덩어리가 한층 더 덮였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어요. 그런데 이 공기 덩어리는 엘니뇨에 이은 ‘라니냐’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어요.

라니냐는 동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0.4℃ 이상 낮아지는 현상으로 보통 엘니뇨 이후에 나타나요. 이번 라니냐 역시 슈퍼 엘니뇨가 끝난 후인 올해 5월에 발생했지요. 그런데 라니냐가 생기면 반대쪽에 있는 서태평양의 바닷물 온도는 반대로 올라가요. 이 때문에 서태평양 주변의 아시아 대륙에 큰 고기압이 생겼고,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거지요.

엘니뇨와 라니냐는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깊은 현상이에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현상을 막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기상이변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답니다.

*평년 온도 : 1981년부터 30년간 측정한 온도를 평균낸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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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은영 기자 gomu51@donga.com
일러스트 : 이창섭
어린이과학동아 2016년 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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