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과학교과서] 미친 화학자의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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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따라잡기

시원이의 실수

허겁지겁 옷을 걸쳐 입고 화학실로 뛰어간 시원이가 화학실 문을 벌컥 열었어요. 다행히 선생님은 오지 않으셨네요. 시원이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얼른 빈자리로 갔어요. 그런데 옆에 파부르가 앉아 있었어요. 시원이를 보고 파부르가 속닥거렸어요.

“대체 무슨 생각으로 미친 화학자의 수업에 늦은 거야? 아직 안 오셨기에 망정이지!”

시원이는 괜히 민망해져서 책상 위에 있는 비커와 스포이드, 여러 약품통들을 만지작거렸어요. 파부르는 혹시 선생님이 오실까 봐 교실 문을 쳐다보며 말을 계속했지요.

“화학 선생님이 이상한 실험을 한다는 소문이 있어. 또 학생들이 허락도 없이 실험 도구를 만지면….”

말을 하던 파부르는 시원이가 실험 도구를 만지는 모습을 보고 기겁하며 소리쳤어요.

“야! 너 그 실험도구들 만지면 안 돼!”

그 순간 화학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폭탄 맞은 머리를 하고 실험복을 입은 사람이 들어왔어요. 바로 미친 화학자라 불리는 화학 선생님이었어요.

“모두 화학실험실에 온 것을 환영한다! 그런데 너! 지금 뭐 하는 거지?”

괴상한 모습을 한 화학 선생님은 시원이를 보고는 성큼성큼 다가와 매서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누가 내 허락도 없이 실험도구들을 만지는 거지? 당장 나가!”

시원이는 당황스럽고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이런 표정을 본 선생님은 웬 하얀 덩어리를 휙 던지더니 말했어요.

“나가기 싫다면 네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된다는 걸 증명해 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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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과학 개념 이해하기

용해와 용액


하얀 덩어리의 정체는 바로 소금이었어요. 소금을 물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소금 덩어리를 물에 넣으면 그 크기가 점점 작아지며 물에 골고루 섞여요. 소금이 물에 녹는 것처럼 어떤 물질이 다른 물질에 녹아 골고루 섞이는 현상을 ‘용해’라고 해요. 이때 소금과 같이 다른 물질에 녹는 물질을 ‘용질’, 물과 같이 다른 물질을 녹이는 물질을 ‘용매’, 그리고 소금물처럼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이 골고루 섞여 있는 물질을 ‘용액’이라고 하지요.

소금이 물에 용해되면 매우 작은 입자로 나누어져요. 이처럼 물질이 용해되면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작은 입자로 나누어져 용매에 골고루 섞인답니다.

그런데 물에 소금을 너무 많이 넣으면 녹지 않고 바닥에 가라앉아요. 이는 어떤 온도에서 일정한 양의 용매 속에 최대로 녹일 수 있는 용질의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물에 소금을 넣고 유리막대로 저으면 처음에는 잘 녹다가 어느 순간 아무리 저어도 더 이상 녹지 않는 거지요. 이처럼 더 이상 녹일 수 없는 가장 진한 용액을 ‘포화 용액’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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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개념 파헤치기

세상에서 가장 짠 호수는?


사람들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도 맨몸으로 물위에 떠 있어요! 합성 아니냐고요?

이곳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걸쳐 있는 소금호수, 사해예요. 사해는 세계에서 염도가 가장 높은 호수로 알려져 있지요. ‘염도란 물에 용해돼 있는 소금의 양을 말해요. 보통 바닷물의 염도는 약 3.5%인데, 사해는 염도가 3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어요. 실제로 지중해 바닷물 1리터에는 소금이 37g 들어 있는데, 사해에는 275g이나 들어 있지요. 이처럼 사해는 일반 바닷물에 비해 7배 이상 염도가 높아 물고기 등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죽은 바다가 돼 버렸어요.

사해에서 가만히 있어도 둥둥 떠 있을 수 있는 이유도 염도가 높기 때문이에요. 물체를 물속에 넣으면, 물체를 아래로 잡아당기는 ‘중력’과 반대로 물 위로 밀어올리는 힘인 ‘부력’이 작용해요. 이때 중력이 강하면 가라앉고 부력이 강하면 위로 떠오르지요. 그런데 용액이 진할수록 부력은 높아져요. 따라서 사해에서는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물에 절대 가라앉지 않고 둥둥 떠 있을 수 있지요.

한편, 사해에서는 물에 뜨는 것만 허락되고 얼굴을 담그고 수영하는 것은 금지돼 있어요. 진한 소금물이 눈에 들어가면 따가워서 몹시 고통스럽기 때문이에요. 같은 이유로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도 사해에 들어가면 안 돼요. 무척 쓰릴 수도 있고, 염증이 심해질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사해에는 다이빙하지 말고, 바닷물이 눈과 입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안내판이 있어요. 안전요원들은 수영하려는 사람을 막고, 혹시 눈에 물이 들어가면 즉시 달려 와 생수로 눈을 씻어 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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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해는 왜 이렇게 염도가 높은 걸까요? 사해는 해수면보다 421m 낮은 지점에 위치하고 있
어요. 이건 지구에서 가장 낮은 위치라서 *무기염이 들어 있는 근처의 하천이 모두 사해로 흘러들어
가요. 이렇게 흘러들어간 물은 낮은 위치 때문에 사해에서 빠져나가지 못해요. 그런데 이 지역은 기
후가 매우 덥고 건조해요. 그래서 매우 많은 양의 수분이 증발하지요. 결국 물은 계속 증발하지만 무
기염이 계속 쌓여 사해의 염도가 매우 높아진 거예요.

그런데 사해보다 염도가 더 높은 호수가 있어요. 그 주인공은 바로 남극의 돈 후안 호수예요. 돈 후
안 호수의 염도는 무려 바닷물의 18배, 사해의 8배나 돼요. 이곳은 영하 50℃에 이르는 매우 추운 지
역이지만, 염도가 어찌나 높은지 물이 얼지도 않지요. 돈 후안 호수의 소금기는 어디서 왔을까요? 2013년 미국과 캐나다 공동연구진은 호수의 서쪽에 염화칼슘 퇴적층이 있는데, 이 퇴적층이 공기 속
습도가 높을 때 습기를 빨아들여 소금물을 만드는 현상을 관찰했어요. 이 소금물이 돈 후안 호수로 흘러들어 염도가 높은 호수가 만들어진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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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정 기자 ddanceleo@donga.com
일러스트 : 이창섭
어린이과학동아 2016년 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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